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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만인의 가슴에 영원히 잠들다(종합)

최종수정 2008.10.05 10:19 기사입력 2008.10.0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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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박건욱· 임혜선 기자]최진실이 한줌의 재로 돌아갔다. '배우' '톱스타' '국민요정'이라는 수식어도 필요없는, 최진실 석자만으로도 충분했던 그가 4일 경기도 양평 양수리 갑산공원묘에 안치됐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하다는 것.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사건에 모든 언론과 네티즌의 시선이 집중됐고, 새삼 우리가 그동안 연예인들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 돌아보게 됐다.

# 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

최진실은 2일 오전 서울 잠원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새벽 6시15분 어머니가 최초 발견한 후 동생 최진영을 불러 7시34분 119에 신고했다. 상황을 보고받은 연예부 기자들조차도 믿지 못한 이 소식은 각종 뉴스사이트와 포털사이트를 마비시킬 정도로 온라인을 '마비'시켰다.

이날 오후9시15분부터 1시간30분간 진행된 부검결과 최진실은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죽고싶다'는 말을 해왔으나, 1일까지도 제약회사 지면 광고촬영에 응한 점, 내년 봄에 시작될 드라마 준비에 의욕있게 임해온 점 등으로 미뤄보아, 갑작스러운 감정변화로 인한 충동적 자살인 것으로 서초경찰서는 잠정 결론내렸다.

# 루머, 그리고 우울증

최근 그를 힘들게 한 것은 사채설이었다. 차명으로 사채업을 하고 있던 최진실이 故안재환에게 그가 25억원을 빌려줬고, 이 과정에서 안재환이 자살을 결심할 만큼 압박을 가했다는 내용의 악성 루머였다. 증권가 소식지에서 시작된 이 루머는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그동안 루머와 악플에 맞서 꿋꿋이 버텨왔던 최진실을 또 한번 흔들었다.

지난달 29일 서초경찰서는 루머를 온라인에 유포한 용의자를 붙잡아 불구속 입건시켰지만 최진실의 상처를 치유하진 못했다. 20대의 증권사 직원인 이 용의자는 30일 최진실에게 전화를 걸어 선처를 호소했고, 최진실은 그와 말다툼을 하며 많이 흥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진실은 자살 직전 '죽고싶다'는 말을 하면서 우울증 증세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3일에 예정된 자녀 체육대회를 앞두고 "사람들이 나를 사채업자로 보는데 거길 어떻게 가느냐"고 당혹해 했다. 또 2일 자정쯤 매니저 및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 나는 사채와 상관없는데 나에게 왜 이러냐"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놨다.

화장실 문을 잠그고 들어가 친하게 지냈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애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또 이어 모 여성잡지 기자와 7분34초간 전화통화를 하며 "이게 마지막 통화"라고 말했다.

# 동료연예인 조문 행렬, 그리고 영결식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는 동료 연예인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최진실 사단'으로 불리는 절친한 친구 이영자, 정선희, 엄정화, 최화정, 홍진경, 이소라 등이 망연자실해 하며 장례식장을 찾았고, 김혜자, 최불암, 박중훈, 안재욱, 장동건, 고소영, 정준호, 손현주 등 그와 함께 연기하며 정을 쌓은 동료 연기자들이 침통해하며 식장에 들어섰다. 그외에도 환희, 알렉스, 윤은혜, 유재석, 박명수 등 연예계 후배들의 발걸음이 속속 이어졌다. 전남편 조성민도 2일 오전부터 줄곧 고인의 곁을 지켰다.

4일 오전 7시 20분께 발인을 거쳐 유해는 이날 오후 12시45분경 장지인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 봉인묘에 도착했다. 이어 12시 50분경, 유가족들과 최화정, 홍진경, 이영자, 신애 등 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관 예배가 시작됐다.

집도를 맡은 윤윤근 목사는 예배에서 "참으로 믿기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 우리는 언젠가는 다시 만날 것이다. 이 자리가 인생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시작이라고 생각하라"며 슬픔에 젖은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하관예배가 끝난 오후 1시 10분, 고인의 유골은 어머니를 비롯한 유가족들과 동료 연예인들의 오열과 눈물 속에 봉인묘에 안치됐다. 고인의 어머니는 "어떡하냐, 내딸 어떡하냐"고 흐느껴,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비극의 재연, 막기 위해서는

큰 별은 잃자 사회전반에서 악성 루머와 온라인 악플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최진실의 자살을 계기로 사이버 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을 개정하는 등 이른바 '최진실법'을 처리키로 했다.

속칭 '찌라시'라고 불리는 증권사 소식지와 악플러들도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최진실의 자살은 연예인들이 인식을 함께 하는 계기가 될 전망. 경찰과 검찰도 소식지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펼치고, 제재와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연예인들에게 들이대는 이중잣대에 대해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톱스타로 추앙하다가도 안줏거리로 일삼는 이중적인 태도가 연예인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인식을 같이 하게 된 것. 무분별한 루머, 악플 양산과 이를 방치하다 시피하는 온라인 문화에도 재점검의 손길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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