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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동쪽'①] '너무 유치해서' 재미있는 드라마

최종수정 2008.09.30 10:13 기사입력 2008.09.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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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에덴의 동쪽'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MBC '에덴의 동쪽'이 월화드라마 부문 선두를 달리며 파죽지세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29일 방송된 '에덴의 동쪽' 11부는 26.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거침없는 독주를 이어갔다. 이날 방송에서 동철(송승헌 분)과 동욱(연정훈 분)의 절절한 재회 장면은 '에덴의 동쪽'이 다른 드라마와 어떻게 차별점을 두고 있는지 설명해준다. 바로 '유치함'과 '과잉'이다.

◆ 유치해서 더 재밌는 드라마

'에덴의 동쪽'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가볍고 트렌디한 요즘 드라마와 달리 복잡한 운명의 사슬 속에서 무겁고 심각한 내용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대립 속에서 세대를 넘어선 증오와 복수의 운명이 두 집안을 중심으로 확대된다.

'에덴의 동쪽'이 재미있는 건 심각하고 진지한 면이 도를 넘어서 유치해지기 때문이다. 11부 엔딩 장면에선 감금됐다 풀려난 동욱과 막 귀국한 동철이 갈대밭에서 재회하는 장면을 그렸다. 두 배우는 10여분 간 우두커니 서서 "동욱아!" "혀~엉! 이거 꿈 아니고 환청 아니지?"를 반복하며 울먹이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70년대 '별들의 고향'도 아니고 코미디 같다" "유치하긴 한데 울리면서 웃기는 게 재미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덴의 동쪽'에는 극적인 억지 설정이 쉼 없이 등장한다. 동철의 담당은 70년대 B급 액션영화다. 극중 액션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동철은 몇 번이고 죽을 뻔한 위기를 당하지만 번번이 마지막 순간에 되살아난다. 명훈(박해진 분)과 지현(한지혜 분)은 70년대 신파 멜로를 맡았다. 명훈은 사랑하고 소유하고 싶다는 이유로 폭력을 써서 지현을 쓰러뜨린 뒤 지현의 아버지에게 지현을 변함없이 사랑하겠다고 말한다.

◆ 감정도 과잉이면 웃기다

'에덴의 동쪽'은 과장된 캐릭터들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동철과 동욱은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되서까지, 심지어는 전화통화에서도 "동욱아!" "혀~엉!"을 반복하며 울부짖는다. 춘희(이미숙 분)는 태환(조민기 분)이나 명훈을 만날 때마다 "때려죽여도 시원찮을 놈아!"라는 표정으로 분노한다.

태환은 악한 심성으로만 똘똘 뭉친 사람처럼 늘 화가 나 있다. 지현은 명훈을 볼 때나 동욱을 볼 때나 곧 눈물을 흘릴 것 같은 표정으로 울먹인다. 코믹한 대사를 늘어놓으며 동철을 타박하는 영란(이연희 분)의 배우지망생 같은 '귀여운' 연기도 낯선 재미를 준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캐릭터들이지만 극단적인 과잉은 오히려 낯선 즐거움을 준다. 현실적인 감정을 다루는 여타 드라마들과 달리 '에덴의 동쪽'은 매순간 분노하고 슬퍼하는 등장인물들을 그린다. 극단적인 감정도 지속적으로 계속되면 '유치함의 중독성'이 발산되기 시작한다. '에덴의 동쪽'이 유치한 신파극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20%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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