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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코 中企, 1200원 뚫리자 '패닉'

최종수정 2008.09.29 17:45 기사입력 2008.09.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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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9일 장중 1200원을 돌파하자 환헤지파생상품 키코(KIKO)에 가입해 손실을 보고 있는 기업들이 일순 패닉상태에 빠졌다. 키코 피해업체의 70% 가량이 부도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환율 1200원대가 뚫렸기 때문이다.

환헤지를 하려던 중소기업들이 환율폭등에 따른 환차익에 웃어야할 판에 환차익을 실현하지 못한 채 환리스크를 그대로 떠 앉으면서 연쇄 부도를 걱정하고 있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키코피해 중소기업 102개사를 상대로 키코손실을 감안할 경우 부도위험성을 파악한 결과, 부도위험이 있는 업체는 환율 1000원은 59.8%, 환율 1100원 62.7%로 상승한다. 환율 1200원 기준으로는 10곳 중 7곳(68.6%)까지 확대된다. 이들 기업과 거래 중인 업체수는 5726개에 달한다.

중앙회가 7월 현재 205개사를 대상으로 파악한 피해 규모는 1859억원, 평가손까지 합칠 경우 5814억에 달한다. 환율 1150원대를 상회하면 피해규모는 1조7000여억원, 1200원대는 피해규모가 2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키코 피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 3개월에 집중해 가입했다. 주로 SC제일은행,신한, 외환, 씨티 등 외국계 혹은 외국인이 주인인 은행권에 집중됐다. 계약월수로는 12개월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약정환율은 930∼950원대, 상단환율은 950∼960원, 하단환율은 900원미만이 절대다수다. 약정금액이 120만달러일 경우 환율이 상하단 환율 중간에 놓일 경우 환헤지가 가능하고 일부 환차익도 가능하다. 환율이 960원을 뚤게 되면 매월 120만달러의 1/12 의 2배를 은행에 달러로 매입해 팔아야 한다.

수출기업으로서는 환율폭등이 환차익 실현의 적기이지만 키코피해기업들로서는 약정금액의 2배 이상을 팔기 위해 시중에서 공급이 부족한 달러를 매입해 은행에 팔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환율 폭등이 키코에 가입한 기업 모두에게 손실만 안긴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8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키코계약잔액은 79억달러(517개사)로, 이중 중소기업의 키코거래규모는 59억달러(471개사)에 달했다. 8월말 기준 환율 1089원을 기준으로 키코로 인한 거래손익은 수출대금 환차익을 감안할 경우 1조 4018억원 평가이익을 봤다. 이 중 중소기업은 8950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반면 키코 계약잔액이 수출대금을 초과한 오버헤지한 중소기업 56개사의 경우 수출대금 환차익을 감안하더라도 451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당국에서는 환율상승으로 환차익이 키코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고 있다면서 오버헤지(연간 수출금액의 100%이상을 약정)기업이 환투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정청에서 준비 중인 키코대책서도 이들을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키코피해 기업들은 "수입결제환율 및 원자재가격 급등, 수출가격 조정시차 등으로 환차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어 키코손실 상쇄효과는 미미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키코피해대책위의 한 관계자도 "그 동안 폭등한 환율 때문에 피해를 본 업체들은 손실을 갚기 위해 은행에 다시 고리의 대출을 받거나 환율 폭등에 맞추어 키코를 재설계하거나 또 다른 환헤지상품에 가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태산엘씨디의 경우도 키코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키코보다 더 위험한 '피봇'이라는 상품에 가입했다가 기업회생까지 신청하게 된 것이다.

A사 대표는 "수출기업들은 수출대금을 받아 통장에 넣어놓는게 아니라 그 자금을 갖고 다시 원부자재 조달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면서 "은행들이 달러 부족을 이유로 해외 원부자재 구입을 위한 외화대출을 회피하고 있는데다 수출환어음 매입도 피하고 있거나 매입수수료(환가료)를 올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환어음 및 환가료
수출기업들은 수입상이 지정하는 은행을 지급인으로 해서 수출환어음 매입을 요청하면 해당은행은 일정액의 매입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수출대금을 미리 지급한다. 은행들이 이를 거절하면 수출기업들의 원부자재 조달자금이 막히게 된다. 더구나 매입수수료가 최근 6.57%로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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