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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융위기, 7000억달러로 막을 수 있나?

최종수정 2008.09.29 10:18 기사입력 2008.09.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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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은 금융시장에 당장 자금을 수혈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미국 내 금융위기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정치거래' 성격을 띠고 있는 이번 구제금융안은 모기지 부실이라는 원인 자체보다 시장 및 금융업계 지원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숨통'..증시 단기 호재 될 듯

미 상ㆍ하 양원이 늦어도 다음달 1일까지 구제금융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은 7000억달러 지원 방안이 금융위기 확산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모습이다.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장 3500억달러가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연방준비은행의 자금을 지원 받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게다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기관들이 신주를 발행할 경우 일부 지분을 사들이는 등 직접적인 주식시장 부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결정에 대해 자금 투입 규모나 시기, 우선 순위에 대한 원칙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시장에는 '불확실성'으로 지적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합의안에는 금융사뿐 아니라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삼은 증권의 인수자들도 구제금융 대상에 포함시킨 게 특징이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금융사 경영진에 대해서는 퇴직 보너스를 받을 수 없도록 못 박았다. 특히 3억달러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기업에 대해 50만달러 이상의 보수를 지급할 경우 중과세 처분하도록 규정해 고액 급여에 대한 제동 장치도 마련했다.

구제 금융 시행 5년 후 공적 자금 투입에 따른 손실 보전 방안을 의회에 제출토록 하는 방안도 법안에 추가됐다.

◆모기지 부실 해결 아닌 '금융사 구제책'에 불과

이번 구제금융안이 위기를 잠재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제금융안이 이번 위기의 본질인 모기지 부실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 모기지 부실로 피해를 입은 금융사들을 구제하기 위해 긴급 자금을 지원하거나 주식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국유화도 가능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합의 도출 과정에서 정부가 모기지 대출에 대해 직접 보증하는 등 모기지 부실로 피해 입은 납세자들의 충격을 보호하는 조치도 논의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결론났다.

결국 모기지 관련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 이에 대한 지급을 정부가 보증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는 금융업계에 대한 지원책이라고는 하지만 정작 업계로서는 부실한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 있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7000억 달러로는 부족..최대 5조달러 투입해야

전문가들도 7000억달러로 시장을 되살리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87년 주식시장 폭락사태인 '블랙 먼데이'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을 얻은 마크 파버는 7000억달러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26일 블룸버그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7000억달러는 실제로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미 금융시장의 위기를 해결을 위해서는 최대 5조달러가 투입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이펠 니콜라우스의 엘리엇 스파 투자전략가도 "구제금융안 효과로 증시가 상승할 수 있지만 하루 이상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증시의 본격 반등이 힘든 이유로 부진한 경제지표와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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