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연예계 '옴므파탈' 뜬다.. '착한남자'는 재미없어

최종수정 2008.09.29 08:18 기사입력 2008.09.29 06:55

댓글쓰기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

'뻔뻔하고 재수없게, 그리고 솔직하게.'

매너있고 로맨틱한 남자가 좋다는 건 이제 옛말. 도도하고 욕심많은 '알파걸'들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남자도 나쁘고 독해야 한다.

대중문화 전반에 나쁜 남자들이 득세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내가 바람펴도 넌 절대 피지마'라는 가사로 보수적인 남자의 속성을 솔직하게 까발린 태양의 '나만 바라봐'가 히트치더니 소지섭, 강지환이 누가 더 '나쁜 남자'인지 겨루는 영화 '영화는 영화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안방극장은 괴팍한 완벽주의자 강마에(김명민)가 '접수'한 상태다.

# 도도한 아이돌

데뷔곡 '허그'로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던 인기 아이돌그룹 동방신기는 탄탄한 복근을 드러내며 옴므파탈을 콘셉트로 내세웠다. 옴므파탈은 치명적으로 유혹적인 여성을 일컫는 팜므파탈의 남자 버전. 26일 발매된 4집 앨범 타이틀곡 '주문'은 아름다운 남성이 여성에게 주문을 거는 내용이다.

"조금 다쳐도 넌, 괜찮아. 넌 나를 원해, 넌 내게 빠져, 넌 내게 미쳐, 헤어날 수 없어.(중략) 넌 나의 노예."

28일 SBS '인기가요'를 통해 컴백한 이들은 무대를 통해서도 옴므파탈을 그대로 재연했다. 도도하고 신비한 분위기와 보일듯 말듯한 노출 패션은 10대 뿐만 아니라 전연령대 여성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함께 컴백한 이민우는 나쁜 남자의 속마음을 확실하게 까발렸다. 그의 최신 앨범 타이틀곡은 '남자를 믿지마'. 내가 이렇게 위험한 남자이니, 애초에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남 주기는 아깝고 나도 갖기는 싫어. 결혼하기는 싫고 연애하기는 좋아. 이런 게 남자야. 나는 나쁜 놈이야."

이 곡은 지난 상반기 히트곡으로 떠오른 '나만 바라봐'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태양이 귀여운 얼굴로 부른 이 곡의 후렴구 가사는 "가끔 내가 연락이 없고 술을 마셔도, 혹시 내가 다른 어떤 여자와 잠시 눈을 맞춰도 넌 나만 바라봐"였다.

# 까칠한 매력남
강마에 역의 김명민 [사진=MBC]

가요계에 도도한 동방신기가 있다면, 스크린엔 터프한 소지섭이 있다.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영화는 영화다'는 나쁜 남자 소지섭의 매력에 100% 기댄 작품. 조직 폭력배로 음울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이강패 역을 맡은 소지섭은 여성팬들로부터 '아찔하게 멋있다'는 평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가 아무리 말도 안되는 폼을 잡고 폭력적인 행동을 해도 여성 관객들은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상황. 아름답기만 하다면, 성격이 나빠도 매력적이라는 여성들의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안방극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명민도 마찬가지. MBC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강마에(마에스트로 강) 역할을 맡아 120% 리얼하게 소화 중인 그는 나쁜 남자가 얼마나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반증하고 있다.

극중 강마에는 오로지 실력만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냉혈한 지휘자. 정 들었던 사람들도 가볍게 내치고, 자신의 이익에 따라 사람들을 이용하는 게 버릇이 됐지만, 이 과정에서 보이는 아이 같은 면과 솔직한 직설화법이 여성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자칫 억지스럽거나 단순히 코믹할 수 있었던 이 인물은 김명민의 열연에 힘입어 여성의 흥미를 끄는 매력남이 됐다.

# 스릴 넘치는 연애가 대세

나쁜 남자의 득세는 여성들의 이성관이 바뀌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자존감이 높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순하고 귀여운 연하남에 열광한데 이어, 그보다 어렵고 승부욕을 자극하는 남자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남자를 믿지마'를 작사, 작곡한 용감한 형제는 "요즘 여자들과 이야기해보면 확실히 이상형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면서 "그들은 착하고 매력없는 남자보다는 못됐고 솔직한 남자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연애가 스릴 넘치는 게임처럼 받아들여지는 트렌드도 한 몫했다. 동방신기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남자들이 나쁜 여자를 좋아하듯이 여자들에게도 옴므파탈에 대한 로망이 생긴 것 같다. 남녀불문하고 이성이 주는 긴장감을 즐기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풀이했다.

또 남자들의 솔직한 발언을 받아들일만큼 여자들이 관대해진 측면도 있다. 여자들 역시 그만큼 이기적으로 변했기 때문. 용감한 형제는 "가사를 쓰고 여자들에게 모니터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비록 가사 주인공은 남자로 설정됐지만, 여자들 역시 '이거, 내 이야기다'라고 공감하더라. 자기주장 뚜렷한 요즘 세대는 남녀 구분 없이 '이기적인' 연애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