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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연휴·닫힌 지갑에 추석시장가 '울상'

최종수정 2008.09.08 10:27 기사입력 2008.09.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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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요즘같은 한가위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겠네요. 계속 힘들긴 했지만, 추석대목이 뭐에요? 현상유지나 했으면 좋겠어요..."

7일 정오께 서울 경동시장 생선 도소매점에서 만난 김모(60, 남)씨는 이같이 말하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곳에서 벌써10년째 생선을 판매하고 있다는 김씨는 닫혀버린 손님들의 지갑에 가슴이 답답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추석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연일 한산한 거리에, 나온 손님들조차 싼 물건만 찾아 물건을 들여오기도 겁이 난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씨는 "전에는 추석때 쯤이면 그래도 하루 많으면 30만원도 팔고 했는데 이제는 하루종일 장사해도 10만원도 안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푸념은 김씨뿐만이 아니었다. 경동시장에 오랫동안 터를 잡고 장사를 해온 상인들 대부분 "추석 대목 경기가 실종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아동복 소매점을 운영하는 이모(여, 42)씨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때문에 손님이 많이 빠져나간지 오래지만 이번엔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도대체 나아질 기미를 안 보이니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남대문 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 '추석 대목'의 환상은 사라져버린 지 이미 오래라고 이곳 상인들은 전했다. 실제 시장내에 위치한 아동복 전문 도ㆍ소매상가는 물론, 의류 상가는 손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정도였다. 그나마 몇 곳에서 손님을 마주한 상인들은 값을 흥정하기에 바빴다.

"손님이 원채 없는데다 있는 손님들마저 깎고 또 깎고.. 장사치들이 남는 것 없다고 하는 게 거짓말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요즘은 정말 남는 게 없어요"

아동복 도소매를 하는 박모씨가 손님과 가격실랑이를 벌인 후 털어놓은 이야기다.
박씨는 "전에는 추석빔이다 뭐다 해서 그래도 끊이지 않고 손님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루종일 장사해도 제대로된 손님을 만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일찍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가는 상인들도 눈에 띄었다.

여성복을 판매하는 권모씨는 "문을 열고 있으면 뭐해요, 추석이라고 해서 그동안 적자봤던 것 만회좀 하나 했는데 이거 원, 더 힘들어지게 생겼으니..." 라며 말끝을 흐렸다.

실종된 추석 대목에 백화점ㆍ대형마트도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

굴비 등 보통 10만원대에서 20만원대를 훌쩍 넘긴 선물세트가 가장 인기품목이었으나 이번만큼은 사정이 다르다.

적게는 2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대까지 중저가 품목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 설상가상으로 상품권 매출까지 줄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했다.

E마트 관계자는 "고급선물세트보다 중저가선물세트가 그나마 팔리고 있고 제수용품 매출도 크게 줄었다"며 "연휴가 워낙 짧은 데다 경기가 어려워 추석을 그냥 넘기거나 최대로 간소화해서 보내려는 가족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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