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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해외순방에도 사용

최종수정 2008.09.03 13:00 기사입력 2008.09.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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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60년 수출 60년-21] 수출 진흥의 보혈제 무역특계자금(중)
1969년 20억3000만원 시작 92년까지 5830억 징수
삼성동 무역센터 건립 등 무역진흥에 쓰여
운용 잡음…정부·국회·청와대까지 탐내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전경
무역특계자금과 비슷한 제도는 대만과 홍콩에도 있다.

당시 대만은 수출대금의 0.0625%, 수입대금의 0.05%를 걷고 있었다. 홍콩도 수출입품목 모두를 대상으로 하되 규모별로 1만홍콩달러 이하일 때는 5달러를 징수하고 1000달러가 추가될 때 마다 0.5달러씩 더 걷었다.

대만은 행정원령과 예산법을 근거로 기금을 조성했으나 1993년 7월 1일부터 무역법으로 단일화해 시행하고 있고 홍콩은 수출입등록규정에 근거를 두고 수출진흥 비용을 모았다.

무특기금을 법제화 해놓고 있는 셈이지만 대만과 홍콩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의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법제화가 가능했다. GATT(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회원국이 이런 제도를 법제화하면 제8조 수입, 수출에 관한 수수료 및 절차에 관한 규정과 제16조 보조금 규정에 위배돼 통상마찰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애초 가결된 무특자금 조성 방안은 수입금액의 1%를 갹출하는 것이었다. 이 징수율은 수입규모가 커지면서 74년에 0.5%로 인하되고 80년에 다시 0.4%, 81년에 0.3%, 82년에 0.2% 등 단계적으로 낮춰져 90년대에는 0.1%씩 걷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무특자금은 첫 해인 69년에 20억300만원이 걷힌 것을 시작으로 92년말까지 5830억원 정도가 징수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단년도 사업에 쓰기로 한 운용요령에 따라 이중 대부분이 지출됐다. 한국무역협회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인 무역센터 부지와 건물을 비롯 현대백화점 등 국내·외 부동산과 주식보유분 등도 이 자금으로 마련한 것이다.

무특자금은 87년까지만 해도 매년 징수금액의 40% 이상이 코트라(KOTRA)에 지원됐다. 코트라는 이 돈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전시회 참가, 구매사절단 유치, 각종 전시회 개최 등 활발한 수출진흥 활동을 전개했다.

무특자금은 부동산투기 시비가 있었지만 종합무역센터 건립에도 쓰여졌다. 지상 52층 규모의 트레이드 타워(무역회관)을 비롯, 한국종합전시장과 호텔, 공항터미널, 백화점 등 5개로 이뤄져 있는 종합무역센터는 한국을 찾는 외국바이어들이 호텔에 묵으면서 전시장의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상담과 계약을 할 수 있어 ‘원 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한국무역의 전진기지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창구인 고려무역 설립과 상사중재원 설립·운영을 비롯, 해외시장개척요원 양성, 무역정보수집, 해외시장개척기금 설치·운영, 디자인 포장개발사업 등 다양한 무역진흥활동이 무특자금으로 이뤄졌다.

이런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무특자금은 운용을 둘러싸고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외무부와 경제기획원, 상공부 장관 등이 통상 회담을 이유로 수시로 이 돈을 끌어다 썼는가 하면 대통령의 해외순방이 수출 진흥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청와대에서 떼어다 쓰기도 했다.

상공부가 지난 89년 국회에 낸 자료에 따르면 69년부터 88년까지 거둔 3795억원중 ▲내외경제(현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에 96억원 ▲한국국제문화협회에 39억원 ▲노총장학회에 16억원이 지원됐다. 또 경제기획원, 외무부 등 정부기관에도 147억원이 지원됐으나 수출시장 개척 명목으로 외무부에 배정된 자금의 4분의 1 이상은 대통령 부부의 하사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 부부의 권위를 높이고 생색을 내는 일이 수출진흥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해 누구도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90년의 경우에도 업계에서 거둔 540억원 가운데 자금의 본래 목적인 ‘통상외교사업’에 쓰여진 돈은 8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상공위 소속 국회의원 3명의 구속 사태를 몰고 온 의원 외유 자금도 이 항목에 들어 있었다. 그해 지출 중 가장 큰 항목은 무역센터 건립자금 상환으로 225억원이나 됐다. 당초 예산 계획상의 건립자금 상환액은 126억원 이었지만 수입이 늘자 추가로 100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써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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