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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은총재의 부적절한 발언

최종수정 2008.09.03 12:43 기사입력 2008.09.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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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외환시장 마감 직전의 10여분이 최근들어 공포의 시간이 되고 있다.

장중 달러 매물을 사들이면서도 당국의 눈치를 보던 외환 참가자들이 장마감을 앞두고 당국 개입이 없음을 확신하는 순간 매수세가 급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외환당국조차 마감전 10분을 구두개입을 통한 환율 끌어내리기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환율 급등에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구두개입이나 실개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요만 넘치고 매물이 없는 시장에 달러매도 개입은 매물 유입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장중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언제 해소될 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환율은 당분간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같은 외환시장의 불안심리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총재의 발언으로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이 "9월 위기설은 없을 것"이라면서 "환율 급등시 조치를 취하겠다"며 진정시켜 놓은 것도 무색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할 것을 확인하는 동시에 매수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 그래프가 위로 향할수록 통화당국의 수장이 단호한 제동을 거는 발언 대신 당분간의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 안정을 중요시하면서 재정부와 힘을 합쳐 강력한 원ㆍ달러 환율 안정에 나서겠다고 나서던 한은이 어느정도의 환율 상승을 용인한 셈이기 때문이다.

당국의 개입에 목을 매고 있던 외환시장은 현재 고삐가 풀린 모양새다.

한은과 재정부는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시점이다.

지금은 원화값 폭락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지 새로운 위기의 도화선이 될 지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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