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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필립스 영국 대법원장 내정자

최종수정 2008.09.03 11:10 기사입력 2008.09.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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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을 통해서 국민과 소통"
3일 소공동 롯데호텔 기자회견..자국 언론 꼬집기도

초대 영국 대법원장으로 내정된 니콜라스 필립스 상원 수석재판관은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사법부와 국민의 소통과 관련 "형사재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정한 양형이유를 충분히 납득하도록 판결문을 통해 소상히 적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 주최로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이어지고 있는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 참석차 내한해 오늘 3세션인 '헌법재판과 행정권'에 대해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필립스 재판관은 특히 "언론이 판결문을 잘 읽고 보도하면 문제가 없을텐데 언론이 판결문을 잘 읽지 않고 상반되는 보도를 한다거나 사법부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며 자국 언론을 꼬집기도 했다.

필립스 재판관은 새 대법원장 역할에 대해 "제일 중요한 것은 재판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 발휘"라며 아울러 "영국에는 한국의 헌재처럼 재판연구관 제도가 없고 보조인력이 많지 않아서 1년에 70~80건의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선별할 수 있고, 직접 판결문을 작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은 귀족으로 구성된 상원의회가 입법권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사법적 기능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사법부의 독립성 강화와 대법원 설립을 담은 헌법개혁법을 개정한 바 있고, 이에따라 오는 2009년 10월 대법원이 신설될 예정이다. 상원 수석재판관을 지내고 있는 필립스 경은 초대 대법원장으로 내정된 상태이다.

필립스 재판관은 1940년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유태계 박해를 피해 캐나다로 피난을 갔던 전력이 있다. 그는 영국 민사재판에서 법복과 가발 사용 반대를 주도하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모두발언)서울은 이번이 첫 방문이다. 많은 발전에 놀랍고, 감탄했다.
-대법원 설립 배경과 몇년만에 대법원이 설립되는 것인가.
▲역사적인 이해가 필요한데, 과거 의회는 상하원으로 돼 있었고, 상원은 귀족, 하원은 평민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상원은 법제정 뿐만 아니라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법부로서의 기능을 했다. 일반 법원에서 패소한 사람들은 상원에 상고를 할 수 있었다. 상원의원들이 재판부를 담당하는 것은 부적절해서 12명의 상임 법관제도를 만들어서 이분들이 재판을 담당하고 상원의원이 되도록 한 것이다. 12명의 법관이 사실상 대법원 기능을 했던 것인데, 일반 국민은 의회내 기구가 최종심을 담당하는 것에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고, 그래서 정부가 이런 조치를 했다. 12명의 법관은 내년 10월에 의회를 떠나 신설 대법관이 된다. 현재 상임법관 이외에 비상임법관이 있다. 시니어 로드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제가 되도록 돼 있다. 시니어 로드는 수석상임법관으로서 내년에 대법원장이 되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본질적인 내용의 변화는 아니고 조직의 변화다.

-사법부의 독립성이 의회내에 있을때 어떻게 확보할 수 있었나.
▲과거 상원상임법관들은 법률상으로 입법과정에 사실상 담당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능상으로는 3권분립을 이루고 있었다. 다만 외관상으로는 그렇지 못해서 이번에 조직을 바꾸게 된 것이다. 아무도 사법부의 독립을 의심하지 않았다. 왜냐면 법관들은 의회나 정부결정에 상반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사법부와 행정부 등이 충돌했던 예를 하나 들어달라.
▲정부는 최근에 테러리스트 의심을 받는 불법체류자 문제로 고심했는데, 이들이 테러용의자라는 자료가 영국내에서 하나도 없었는데, 정부는 이들을 추방하기를 원했는데, 영국이 가입한 유럽인권협약에 의하면 추방시 고문과 같은 비인권조치를 당할 우려가 있어서 사법부가 추방하지 못하도록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정부는 테러용의자 의심을 받고자 하는 사람을 감금할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법률이 인권협약에 반한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테러혐의가 있는 내국인은 구금하지 않으면서 왜 외국인은 구금하느냐라는 차별주장이 제기됐다. 상임법관들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이 법이 위당하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사법부 독립을 지킬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3권분립측면에서 제도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상임법관들은 모두 고위법관출신중에서 임명됐고, 독립적인 재판을 한 명성있는 사람들로 임명됐다. 40세 이상 변호사 경력 20년 이상의 출중한 분들로 선발돼 전혀 정부 편향적인 성향을 보일 이유가 없다. 결정을 살펴보면 알수 있다.

-법복과 가발폐지에 앞장섰다고 하는데, 올해부터 시행돼서 민사재판에만 쓰이고 형사는 아직도 쓰여지나. 과정을 설명해 달라.
▲판사들이 어떤 옷을 입는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방금 얘기한 것은 사실 영국내에서 대단한 논란이 됐다. 가발을 착용하는 역사는 예전에는 상류층이 착용하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착용하지 않았는데, 이런 현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사인 분쟁 조정에 왜 판사가 그런 복장을 입는지에 대해 동료들도 동조했지만 소수는 가발착용에 애착을 가졌다. 다수의 판사들은 형사재판에서는 가발착용을 계속 찬성했다. 이유는 가발을 착용할 경우 얼굴 식별이 어렵다고 해서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재판에 나온 사람과 서로 얼굴을 못알아보는게 좋지 않는가 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권위가 있어서 증인이나 피고인이 바른 진술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가발착용을 할때는 굉장히 불편했다. 법복이 번거로워서 한가지 법복으로 새로 만들었다. 민사는 안에 편한옷을 입고와서 바꿀수 있도록 했다.

-불문법 국가에서의 헌법재판 실제는.
▲성문법은 아니지만 관습법, 판례법을 통틀어서 헌법적 관습은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의회주권의 법리다. 사법부는 심사할 권한이 없다. 개인도 입법권에 대해 제소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래서 영국은 한국의 헌법재판이나 미국의 연방 대법원과 같은 헌법심사 기능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인권에 관한 입법에 대해서만은 유럽 인권협약에 반하는 입법은 제정할 수 없다. 그래서 영국수상은 입법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입법부가 이런 인권협약과 상충되는 법을 제정할수도 있다. 의회가 유럽인권협약에 상충되는 법을 제정하면 이런 경우에도 의회주권에 따라 법을 적용해야 한다. 다만 선언을 하면 지금까지는 의회가 인권협약에 상응하는 방향으로 입법 개선을 했다. 법률때문에 패소했던 개인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력에 보면 캐나다 망명이 있던데. 초대 대법원장 되시면서 각오, 포부, 향후 계획을 짧게 말씀하신다면.
▲어머니의 외조부님이 유태인이다. 1940년에 만약 독일이 영국을 침공하면 유태인 박해를 받을 수 있어서 고모부가 계신 캐나다로 어머니와 여동생과 피난을 가서 기반을 정했다.
새 대법원장 역할중 제일 중요한 것은 재판을 이끄는 것이다. 재판연구관 제도가 없고 보조인력이 많지 않아서 재판관이 직접 판결문을 작성한다. 1년에 70-80건의 사건만 선결할 수 있어서 다수 의견과 소수의견이 형성된다. 재판리더십 발휘가 크다. 두번째는 행정적인 역할로서 새대법원은 새건물, 독립된 예산 등을 처리해야 한다.

-언론과는 어떻게 소통하나. 실제 기자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가.
▲제일 중요한 것은 판결문을 통해서다. 결정의 이유를 상세하게 기술하려 한다. 특히 형사재판에서 양형은 판사가 결정해서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하도록 적는게 필요하다. 언론이 판결문을 잘 읽고 보도하면 문제가 없을텐데 언론이 판결문을 잘 읽지 않고 상반되는 보도를 한다거나 사법부와 대립하는 양상을 보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판사들은 언론에 코멘트 하지 않은 관행이 있었는데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새로 만들어진 대법원은 공보관을 통해서 대중에게도 잘 전달할수 있는 기능을 둘것이다. 상원상임법관은 판결문을 통해 발표하는것은 아니고 상호 논쟁하는 스피치 형태로 돼 있어서 제도상의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최근에는 수석상임법관도 이와같은 공동기자회견을 해서 답변하는게 익숙해서 오늘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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