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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의 잘못된 '리먼인수' 집착

최종수정 2008.09.03 12:02 기사입력 2008.09.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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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형은행 컨트롤 쉽지 않아
원·달러 환율 급등에 자금부담
컨소시엄 구성 난항도 '걸림돌'



한국산업은행(KDB)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추진을 놓고 금융권의 따가운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IB)로의 변신을 위해 부실한 기업을 무리하게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물론, 산업은행이 미국 4위의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리먼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또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급등도 인수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공동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도 난항 중이기 때문이다.

3일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산은은 리먼의 지분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일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신용회복기금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리먼 인수를 위해 민간은행들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산은은 리먼의 지분 25%를 우선 인수하고 추후 지분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리먼의 지분가치를 감안하면 약 50억~60억달러 정도가 투입돼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현재 산은의 자산은 150조원 규모. 매년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리먼 단독 인수는 산은의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은은 지주사 전환 및 민영화를 앞둔 상태. 한국개발펀드(KDF)로 약 10조~20조원의 자산이 이동할 경우 약 100조원의 자산 규모를 가진 민영은행이 된다.

그러나 국내외 지점수가 56개에 그치는 등 제반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국내 시중은행, 외국계은행과의 완전 경쟁은 사실상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산은은 시중은행을 인수ㆍ합병(M&A)하거나 종전과는 다른 개념인 투자은행(IB)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인 IB인 리먼의 인수를 검토하게 됐으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다. 리먼은 실적 부진으로 최근 10년 중 주가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잠재적인 부실이 막대하다는 '위기론'에 휩싸이면서 유럽 등 선진 은행들도 피하고 있는 투자은행이 바로 리먼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리먼을 인수할 경우 막대한 부담을 안게되는 것은 물론, 산은의 현재 능력으로 6000억달러 자산을 가진 대형 투자은행을 쉽게 컨트롤 하기 힘들 것"이라며 "무리한 인수는 오히려 산은에 역풍을 가져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IB라는 게 결국 '인재'가 핵심인데, 만약 고급인력 유출이 시작되면 산은은 리먼의 껍데기만 인수하는 결과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이런 종류의 해외 인수ㆍ합병(M&A) 협상은 민간 금융회사가 주도해 참여 범위나 조건 등 핵심 사항 등을 주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산은의 단독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산은은 국내 시중은행과의 공동 인수를 모색하고 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하나은행 등이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으나 해당 은행들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급등도 부담이다. 외환시장이 거의 '패닉'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달러 유출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 산은 관계자는 "계약조건, 규모에 따라 최대한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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