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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인간 수명 '125세 시대'

최종수정 2008.09.03 12:43 기사입력 2008.09.0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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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계 최고령 남성인 인도의 하비브 미안씨가 세상을 떠났다. 미안씨의 공식적인 생년월일은 1870년 5월 20일. 올해 138세로 알려졌지만, 그는 평소에 이보다 훨씬 일찍 태어났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80년 전인 지난 1938년까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하다 은퇴한 뒤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지내온 그는 빵·야채·우유 등 단순한 식사를 즐겼을 뿐 특별한 장수의 비밀은 없었다고 한다.

지난 7월 발표된 '2008 OECD 건강데이터'에 따르면 2006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9.1세로 OECD 회원국 평균 수명인 78.9세를 0.2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2001년 76.4세, 2002년 77세, 2003년 77.4세, 2004년 78세, 2005년 78.5세 등으로 연평균 0.5세씩 증가하고 있는데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80세 돌파도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은 소득 향상에 따른 생활수준 개선과 생활양식 변화, 건강 증진을 위한 투자 증가, 건강보험 등 의료서비스 확대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79.1세라는 OECD 건강데이터의 평균수명은 한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어려서 또는 젊어서 사망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한국인 전체가 아니라 50세를 넘긴 사람을 대상으로 평균 수명을 다시 조사한다면 수치는 훨씬 올라갈 것이다. 다시 말해 ‘꿈의 수명’이라 불리는 100세를 넘기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는 얘기다.

며칠 전 인간의 수명과 관련된 새로운 뉴스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CNIO)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 발표다. 세포노화에 관여하는 효소, 텔로메라제를 만드는 유전자와 p53, p16 등 두 종양억제유전자 카피를 하나 더 쥐의 배아줄기세포에 주입한 결과 평균수명이 3년에서 4.5년으로 크게 연장됐으며 이 쥐들은 암에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

이 3가지 유전자는 똑 같은 것이 사람에게도 존재하고 기능도 같은 만큼 이 방법을 이용해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이 앞으로 20년 안에는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연장된 쥐의 수명은 사람으로 치면 125세에 해당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반가운 소식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 현실과의 괴리 때문이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하루가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고령화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개인의 노후는 개인이 책임져야 할 문제일 뿐,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사회적 차원의 별다른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갈수록 개인의 노후를 개인이 책임지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종신고용체제가 무너지고 정리해고가 일상화되면서 정년이 무너진 지 오래다. 오죽하면 오륙도(56세에 퇴직 안하면 도둑놈), 사오정(45세면 정년퇴직) 등의 말이 나왔겠는가. 게다가 사회적 차원의 유일한 노후대책인 국민연금 또한 2060년에는 적립기금이 완전히 고갈된다는 정부 공식 전망까지 나와 있는 상태다.

만약 사회적 차원에서 고령화사회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 후손들에게 지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 사회는 혼자 사는 싱글족의 증가, 맞벌이부부, 만혼세태 등으로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청년실업 또한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런 만큼 노인 수의 증가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은퇴 이후의 노후설계를 마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100세 이후의 삶까지 미리 준비해 놓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20년 뒤 수명 125세 시대’를 대비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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