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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환란 없다] 산은, 리먼 인수 현명한 선택인가

최종수정 2008.09.03 22:59 기사입력 2008.09.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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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외환 쏟아붓는 막대한 달러 필요
환율 폭등 외환시장에 찬물 뿌릴수도


원ㆍ달러 환율의 급등이 한국산업은행(KDB)에 또다른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달러 부족으로 환율이 치솟는 상황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될 리먼브러더스의 인수는 국내 외환시장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리먼브러더스의 인수보다 산은이 보유한 국내기업 주식의 해외매각을 통해 외화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이 미국 4위의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의 지분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리먼이 신규자금 모집을 위해 산업은행과 6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유치안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리처드 풀드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리먼 고위 관계자들은 산은에 최대 25%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에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면 이번 주 중 지분인수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 상황대로라면 산은은 60억달러, 한화로는 6조원을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과의 공동 인수 전망도 있으나 결과적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폭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아직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 불안이 진행 중이라는 현 상황도 이들의 설명을 뒷받침한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4월 말 9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 8월20일 1049.3원에서 전일에는 1116.0원까지 단기간에 폭등했다. 홍승모 신한금융센터 차장은 "달러 매수 세력만 넘치고 매물이 없다"면서 "당국의 개입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홍 차장은 "현재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심리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십억달러가 유출된다는 소식은 시장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이런 산은의 움직임에 대해 우선순위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등 처리해야 할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IB로의 변신만을 꾀하다 국내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등을 매각할 때 해외 투자자 지분 등을 끌어올 경우, 달러의 유입도 이끌어 낼 수 있다"면서 "다른 기업들의 지분 매각도 가속도를 내 국내에 달러 공급을 늘려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뼈 아픈 한마디를 던졌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 매각도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HSBC로의 매각을 매듭지을 경우, 수십억달러의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 금융권 관계자는 "'먹튀'가 싫다고 해외 자본을 모두 거부할 수는 없다"면서 "환율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막대한 달러가 유입된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조기 안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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