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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어' 정우 "7년만의 주연, 걱정 많았죠"

최종수정 2008.08.30 17:05 기사입력 2008.08.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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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정우의 얼굴은 낯익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2001년 영화 '7인의 새벽'으로 연기를 처음 시작한 이래 13편의 영화와 1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모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작품들이다. 근래 작품 위주로 설명한다면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급행열차를 타라'에선 헌병대장으로 출연했고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에서는 동네 바보로 나왔으며 '짝패'에서는 안길강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영화 '스페어'는 정우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신인 이성한 감독의 데뷔작 '스페어'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장기를 팔아 빚을 갚으려는 친구를 이용해 사기치는 길도라는 인물이다. '스페어'는 정우가 데뷔 7년 만에 주연을 맡은 작품이지만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고민을 많이 하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달 수는 있겠죠. 하지만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어요. 단역이나 조연으로 주로 출연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작품들에 출연했는데 첫 주연으로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잖습니까. 신인감독에 제작사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위험한 부분이 많았어요. 과연 내가 주연으로 출연했을 때 사람들이 8000원을 내고 영화를 볼까 하고 생각했는데 저라도 안 볼 것 같았어요. 개봉도 못할 것 같았죠."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영화는 감독이 직접 배급하는 방식으로 전국 60여개 스크린에서 감격스런 개봉을 했다. 걸작이라는 평가까지는 아니지만 시사회를 본 관객들의 평가는 대체로 '꽤 괜찮은 영화'라는 것이다. "이기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개봉은 기대도 안 하고 돈을 받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어요. 다만 감독님의 수준이 높아서 잘 표현되기만 한다면 영화제 출품을 통한 개봉도 가능할 것 같았어요. 결국 우연찮게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며 희망이 생겼죠."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정우는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올라와 열아홉 살 때 처음으로 영화 현장을 겪었고 서일대 연극영화과와 서울예술대학교 영화과를 거쳐 충무로로 뛰어들었다. 또래 친구들이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를 최고라 여길 때 송강호와 최민식, 한석규를 우러러보던 그는 충무로의 선배 배우들에게서 연기의 핵심을 배웠다. '살인의 추억'을 40번씩 보고 '초록물고기'를 50번씩 돌려보며 연기의 맥을 짚어나가기 시작했다.

출연 작품수가 말해주듯 '스페어'에서 정우는 드라마 부분을 맡아 맡은 몫을 톡톡히 해낸다. 약삭빠르고 건들건들한 모습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표현한 덕에 실제로도 그런 성격이냐는 질문을 받고 또 받는다. 연기를 잘했다는 의미다. 단역으로 잔뼈가 굵어서인지 극중 자신의 역할을 챙기면서도 다른 인물을 부각시키는 능력이 범상치 않다. 정우는 "그동안 좋은 선배들 틈에서 잘 묻어간 것 같다"고 말하지만 이성한 감독은 "내게 있어서 정우는 이병헌과도 같다"고 칭찬한다.

정우는 '스페어'를 가리켜 "내 새끼 같고 내 살점 같은 느낌이 드는 첫 영화"라고 말했다. 아직 스물여덟의 나이, 7년의 무명 시절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겠지만 정우에겐 좋은 수업이 됐을 것이다. 영화잡지에 게재된 오디션 광고를 보고 무작정 찾아 다니던 열혈 소년은 어느새 첫 주연작을 개봉시킨 배우로 성장했다. 요란하지는 않아도 시작으로선 나쁘지 않다. 내공이 만만치 않은 배우, '정우'는 기억해 둘 만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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