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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1년] 미분양·공급기피만 불렀다

최종수정 2008.08.27 15:53 기사입력 2008.08.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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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물량 쏟아져 현재 13만가구 '빈집'
투자심리 실종.. 강남 등 집값하락 특효


정부가 주택 분양가격을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가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된지 9월1일이면 1년이 된다. 그러나 사실상 민간택지 상한제 적용물량은 오는 9월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 1년 제대로 시행도 못해 본 채 많은 파장만 남겼다.
 
◇시장안정 급처방 특효 발휘
분양가상한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정부가 2007년 3월 분양가상한제 시행계획을 발표하자마자 서울 집값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강남3구의 경우 16개월만에 첫 하락이었다. 분양가상한제는 2006년 급등한 집값을 1년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가장 큰 효과를 발휘했다.
 
실제로 강남 재건축 시장의 경우 2006년 하반기 광풍으로 상승했던 집값이 지난 8월에서야 제자리로 돌아갔다. 상승폭도 크게 줄어 지난해는 서울이 5.4%, 경기도는 4.0% 수준에 그쳤다.
 
상한제 실시로 저렴한 아파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거래부진을 불러왔고, 당연히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부동산시장은 기대심리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난해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주택 투자심리가 확연히 꺾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분양ㆍ공급기피 파장 남겨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2006년 말 들끓었던 부동산 시장이 조용해지는 효과를 가져온 반면 미분양과 공급기피 현상도 낳았다. 분양가상한제는 지난해 8월31일까지 사업승인신청을 하고 11월말까지 분양승인신청을 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적용을 하지 않았다.
 
업계는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움직였고, 이로 인해 분양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대거 몰리는 기현상을 빚었다.
 
작년 말에는 약 2개월간 10만 가구가 넘는 민간택지 분양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결국 현재 13만 가구에 육박하는 '미분양 주택'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건설업계의 공급기피도 심각한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민간주택은 지금까지 전국에서 3700가구만 나왔고 수도권에서는 고작 500여가구에 불과하다.
 
분양가 인하 기대감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분양된 아파트 가격은 작년보다 더 올랐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조사결과 작년 수도권 신규분양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1165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380만원으로 18.4%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ㆍ전문가 "민간택지 적용 재검토해야"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자 업계와 부동산전문가들은 제도 자체를 보완하거나 아예 폐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급해진 정부도 상한제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을 5~10년에서 1~7년으로 완화하고, 분양가 인상요인도 늘리는 등 손질에 들어갔다.
 
하지만 무엇보다 분양가상한제가 공급위축을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집값을 더 상승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로 수익이 맞지 않아 주택건설을 기피할 수 밖에 없다"며 "벌써 민간업체들은 주택사업을 줄이고 해외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원 박사도 공급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중단하면 집값이 상승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요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민간택지에 대한 상한제 적용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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