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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광고는 '축제' vs 방송은 '전쟁'

최종수정 2008.08.23 13:30 기사입력 2008.08.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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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의 연예#]올림픽이 가벼워졌다. 피땀 흘려 조국에게 금메달을 바치는 '의식'이 아닌 즐거운 경쟁의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림픽 코드의 광고도 달라졌다. 유머가 필수항목으로 떠오른 나머지, 감동 주입 광고는 오히려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국내 광고들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로 '유머'다. 각 종목을 일상에 코믹하게 접목시키고(카스 맥주) '쿵푸팬더'가 등장(파브 보르도TV)해 어리숙한 경기를 펼쳐보인다.

단연 돋보이는 유머는 KTF 쇼 광고에서 두드러진다. 하이힐 100 미터 달리기, 광선검 펜싱, 다이너마이트 계주를 선보이며 올림픽 패러디를 선점하더니, 전 세계에 '남대문 열린' 모습을 생중계한 '만수'로 히트를 쳤다.

응원도 발랄하다. 애니콜은 올림픽에도 '토크 플레이 러브'가 있다며 기존의 신나는 로고송을 재활용했고, SK텔레콤도 장동건, 김승우 등이 '되고송'을 열창케 했다. 코카콜라도 올림픽의 '승리'가 아닌 '열기'를 즐기라고 했다.

어린 선수는 도전을 즐기는 상큼한 신세대가 됐다. '여름소년' 박태환의 웃음(국민은행)에는 각오와 오기보단 장난끼와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최근 광고는 '이겼을 때도 졌을 때도 여름 소년은 웃었다'며 그의 여유를 칭송했다. 박태환의 또 다른 출연작 SK텔레콤 광고 역시 혼신을 다해 수영을 하는 모습보단 '청년 박태환'에 포커스를 맞췄다.

물론 아직도 '전쟁'이 한창인 광고도 있다. 특히 방송사 주관의 캠페인들이 싸우고 이기는데 집착,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시청률을 유지해줄 사람들을 의식한 모습이다.

MBC는 "죽도록 이기고 싶었다. 너에게도 어쩌면 한번 뿐인 기회. 올림픽, 참가하는데만 의미가 있는 선수는 한명도 없다"고 읊조리더니 "가져와라, 메달은 너의 것이다!"라고 우렁차게 외친다. 자신감을 북돋워주는 건 좋지만, 금메달리스트도 카메라를 향해 윙크하는 마당에 이같은 응원은 차라리 무섭다.

또 메달 획득의 순간, 그 희열을 격정적으로 담은 이 영상은 이렇게 말하는 듯도 하다. '메달 따면 이렇게 감동적이랍니다. 중계 꼭 보세요.'

SBS는 더하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아야 했던 손기정 선수의 사연을 되새김질한 SBS는 "가슴에 태극기가 있다면, 반드시 이겨라!"고 명령이다. 대표팀 선수의 실수에 "그러면 안된다"고 훈계하고, 막판 승부에 고함을 질러대는 중계 양상과 '찰떡궁합'이다.

광고는 흔히 대중의 취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이 너나 없이 축제 분위기를 형성한 가운데, 여전히 메달 따야 제맛이 아니냐고 고함치는 TV 방송이 흥미로운 부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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