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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정화' vs '여론 옥죄기' 논쟁 가열

최종수정 2008.08.22 17:09 기사입력 2008.08.2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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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상에서 명예훼손 등의 권리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가 게시물에 임시조치(블라인드)를 요청했는데도 포털이 이를 무시하면 30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아울러 포털의 임시조치 남용을 막기 위해 게시물을 등록한 자에게도 이의신청 기회가 주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20일 마련하고 향후 입법예고 등의 개정절차를 추진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의 권리 침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가 요청을 하면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임시조치 등의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최고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지난 해 1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임시조치 규정을 추가했으나 처벌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포털 등이 임시조치를 남용할 경우에 대비, 임시 조치된 게시물의 게재자에게는 이의신청 기회가 주어진다. 게재자가 포털의 임시조치에 불복할 경우 정보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면 심의위원회는 7일 이내 게시물의 복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방통위 나현준 네트워크윤리팀장은 "이번 개정안은 피해자는 물론 게시자에 대한 권리까지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임시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경우는 물론 임시조치가 남용될 경우까지 대비하는 보완책을 마련해 인터넷 상에서 명예훼손 논란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또한 '부정클릭'에도 철퇴를 예고했다. 포털이나 인터넷 광고 업체 등이 특정 광고의 클릭을 유도하거나 광고비용 증가를 목적으로 검색 결과를 조작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했다.

방통위는 그밖에도 불법정보 유통을 차단하는 모니터링 의무화, 개인정보 유출시 당사자에게 즉시 통지 의무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이나 취급 위탁 금지, 경찰에 대한 위치정보 제공 요청권 부여 등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방통위는 이번 개정안을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11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정안의 일부 내용이 인터넷 여론 옥죄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 향후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해 임시조치를 강제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만큼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학교 김기창 교수(법과대학)는 "명예훼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부가 정해놓음으로써 포털 등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었다"면서 "포털은 논란의 여지가 되는 게시물을 무조건 임시조치할 것이고 약자들의 목소리는 무시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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