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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은 왜 자꾸 유행할까

최종수정 2008.08.18 12:03 기사입력 2008.08.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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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94건 발생... 홍역퇴치국가 선언 1년만에 '자격상실'


홍역은 웬만큼 사는 나라에선 이미 퇴치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2006년 환자 발생률이 100만명 당 1명 이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부합하면서 '홍역퇴치국가'를 선언한 바 있다. 2001년 대유행 후 철저한 관리사업을 펼친 결과다.

하지만 이듬해 한국에서의 홍역 발생 건수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7년 194건(확진 180명)으로 WHO 기준을 크게 벗어났다. 현재 한국은 홍역퇴치국가가 아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홍역이 유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최근 15개 주에서 127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1997년 이후 최대 발병 건수라고 한다.

홍역이란 전염병이 이렇듯 늘었다 줄었다 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와 같이 영ㆍ유아 예방 접종이 의무화 돼 있는 나라에서도 걸핏하면 집단 감염, 대유행이 일어나는 이유와 대처법을 알아본다.

◆의외로 낮은 백신접종률
 
홍역 예방백신은 MMR이라 해 볼거리와 풍진까지 함께 막아주는 혼합백신인데 생후 12∼15개월에 한 번, 만 4∼6세 때 두번째 접종을 받는다.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ㆍ인천지역의 1차 접종률은 88%였다. 하지만 2차 접종률은 51%로 뚝 떨어진다. 물론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면 반드시 접종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의 1ㆍ2차 접종률은 95%에 이른다고 한다.

문제는 홍역이 유행할 경우 피해자가 대부분 12개월 미만 영아나 6세 전후의 어린이라는 점이다. 아직 1차 접종도 시작하지 않은 영아, 1차 후 2차를 기다리는 아이들, 혹은 초등학교 입학까지 2차 접종을 미루고 있는 어린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차 접종으로 90%의 예방효과, 2차까지 마치면 99% 홍역이 예방된다는 특성상 정부가 권장하는 대로 1ㆍ2차 접종이 이루어질 경우 100만명 중 1명 이하라는 '홍역퇴치' 수준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예 1차 접종마저 받지 않는 12%의 영유아를 최대한 줄이고 2차 접종을 미루고 있는 아이들이 제 때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강조한다.

◆내가 안 걸리려면 다른 사람이 맞아야

하지만 접종률이란 것이 해마다 크게 변하는 것도 아닌데 홍역이 느닷없이 유행하기도 하고 또 잠잠해지기도 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선 '우연 요소'가 작용한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한다.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우연 요소가 외국으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이다.

홍역이 자주 유행하는 지역에서 전염된 사람이 국내로 들어와 예방접종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과 접촉하는 경우가 홍역 유행의 가장 대표적 원인이다.

최근 미국에서 유행한 홍역도 대부분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옮겨온 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역 바이러스는 주로 침ㆍ콧물이나 오염된 물건을 통해 호흡기로 전파된다. 감염성이 매우 강해 접촉자의 90% 이상에서 발병한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예방접종을 끝낸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섞여있는 곳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나는데, 한 해 이런 사례가 1∼2건만 생겨도 수십∼수백명의 환자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다른 사람이 예방접종을 받아 감염이 되지 않아야 내가 안전해지는 셈이다. 반대로 내 아이가 접종을 해야 상대편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런 물고 물리는 전염병의 특성상 해결책은 접종률 증진 밖에 없다.

질병관리본부가 MMR 접종을 하지 않은 부모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한 번에 2만원이 넘는 접종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답이 단순히 "시기를 놓쳐서"라는 이유 다음으로 많았다고 한다.

11개에 달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을 다 끝마치기 위해 수십만원이 소요되고, 이것이 접종률 향상에 걸림돌이라는 판단에 일각에서는 국가가 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하지만 예산확보 문제로 시행 시기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태다.

MMR 접종.. "자폐증 염려 없다"
 
백신 접종률이 100%를 달성하지 못하는 데는 비용이나 건망증 외에도 다른 요인이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게 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연구와 그에 따른 논란이었다. 이 후 논문 저자들이 연구의 오류를 인정한 바 있긴 하지만 MMR과 자폐증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씻기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자폐증을 걱정해 MMR을 맞히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자폐증과 같은 행동장애는 백신 접종시 우연히 발생하는 것으로 MMR과는 관계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현재 WHO는 MMR과 자페증을 연결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결론짓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 및 도움말:질병관리본부ㆍ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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