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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등 찍은' 자사주 매입

최종수정 2008.08.18 16:00 기사입력 2008.08.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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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2042억 평가손실 등.. "오히려 손실 확대" 평가
 

조정장 속에 주가 방어에 적극 나섰던 기업들이 '발등찍힌듯' 신음하고 있다.

투자심리를 달래기 위해 창고에 쟁여뒀던 돈을 꺼내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주가부양은 커녕 증시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규모 평가손실만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씨모텍은 지난 6월16일부터 8일까지 자사주식 24만5000주를 34억7900만원에샀다. 한 주당 평균 매입가는 1만4200원이었다. 그러나 현주가(14일종가)는 1만850원이다.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오히려 8억2000만원의 평가손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이 회사의 2ㆍ4분기 당기순이익 1억2800만원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지난 6월27일부터 8월6일까지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자사주식 300만주(612억원)를 사들인 대신증권 역시 16억7700만원의 평가손을 기록 중이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적대적 M&A설과 자사주 매입 등의 호재성 이슈로 한때 2만3000원까지 뛰었다. 그러나 현 주가는 1만9000원대로, 자사주 평균 매입단가 2만409원에도 못 미친다.

위즈위드도 지난 8일까지 8억8585만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주가하락으로 8000만원의 평가손을, 능률교육은 지난달 사들인 자사주에 1억원의 평가손을 보고 있다.

지난 5∼6월에 자사주 매입을 마친 기업들의 평가손은 더욱 급증하고 있다. 당시 기업들은 2~3월 글로벌 증시 폭락 등의 여파로 자사 주가가 미끄럼틀을 타자 주가 안정을 위해 서둘러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시장 전반의 하락 흐름을 돌리진 못했다.

NHN은 지난 4월1일부터 5월 16일까지 2842억7000만원 어치의 자사주를 샀다. 총 228만주로, 주당 평균 매수 단가는 21만8667원이었다. NHN의 지난 14일 종가는 16만1400원이다. 이에 따라 NHN은 744억원의 자사주 평가손이 발생했다. 주가의 하방경직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격이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2월4일부터 5월2일까지 8324억원을 들여 주사주를 매입했지만 현 주가는 자사는 평균 매입가격인 36만5078원도 지키지 못한채 27만550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주가급락으로 인한 평가손만 2042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삼성중공업이 114억7600만원을, GS건설과 삼성물산이 각각 39억원, 24억원의 평가손을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호재로 평가해왔다. 잉여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명분을 살리면서 주가의 추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기업들의 평가손이 급증하자 증권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UBS증권은 주가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을 한 NHN에 대해 "부적절한 시기에 자사주를 매입해 손실만 키웠다"며 목표주가를 낮춘 바 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올라간다고 할 수는 없다"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독이 될 수 있으며 유동주식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자사주 취득은 변동성만 더욱 높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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