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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음주운전자 처벌 ‘솜방망이’

최종수정 2008.08.18 11:18 기사입력 2008.08.1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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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정지 3회이상 적발되도 징계없이 가중처벌..제재 수위 현저히 낮아

감사원,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등 46개 기관 자체감사기구 운영실태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3회이상 받더라도 징계처분없이 가중처벌만 내리는 등 공무원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음주운전자 처벌기준을 마련해 운용해 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이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자치단체, 공공기관 중 지난 2년간 감사하지 않은 46개 기관의 자체감사기구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주공사장과 토공 사장에게 음주운전에 대한 엄정한 처벌기준을 마련해 운용할 것을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결과 주공과 토공은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2회 받더라도 해당 비위행위자에게 경고처분만 하고, 3회 이상 처분을 받더라도 가중처벌만 하도록 하는 등 '공무원 음주운전사건 유형별 처리기준'에 비해 그 처벌수준이 현저히 낮은 처벌지침을 마련해 2006년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 제44조에 금지대상으로 규정돼 있고, 같은 법 제150조의 규정에 따르면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감사원은 "직원의 음주운전을 사전에 예방하고, 특히 공기업 직원으로서 법 준수 등 다른 사람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는 음주운전에 대한 엄정한 처벌기준을 마련해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공 모 사업본부 팀장은 2006년 11월 경기도 성남시에서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콜농도 0.329%)에서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고 그대로 도주하다가 분당경찰서에 적발된 뒤, 분당경찰서에서 주공에 통보한 수사개시통보 문서를 임의로 본인이 수령해 개인보관해 현재까지 음주운전 행위에 상응한 처분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금횡령자에 대한 고발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자체 종결처리하는 등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다수 적발됐다.

주공은 2005년 7월부터 7200만 원의 전세지원금을 횡령한 직원 A에 대해 고발여부를 결정하면서 A가 파면돼 비위행위에 상응한 대가를 치렀다는 등의 사유로 고발하지 않았고, 중앙선관위는 직원 B가 2005년 9월부터 회계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총 64회에 걸쳐 1억9725만원을 횡령해 어머니의 병원비로 사용하는 등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횡령금액을 사후에 전액 변제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의결만을 요구한채 업무상 횡령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고 종결처리했다.

또 교통안전공단은 모 자동차검사소 직원 C가 운영자금 및 수입금 계좌 등에서 임의로 자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총 63회에 걸쳐 1억3478만원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횡령금액을 사후에 전액 변제했다는 사유로 중징계 의결만을 요구한 채 고발조치 없이 종결처리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작년 1월 고객이 납부한 전기요금 5354만원을 횡령한 모지사 E에 대해 횡령금액을 전액 납부했다는 사유로 권고사직으로 의결한 후 같은 해 1월 의원면직 처리하는 등 공금 횡령 등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자가 해임되지 않고 의원면직처리 돼 취업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됐다.

수사기관으로부터 범죄발생 사항을 통보받고도 징계여부를 검토하지 않은채 이를 방치한 경우도 있었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 1월 수원서부경찰서로부터 산업은행 모 차장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범죄 수사상황 통보' 문서를 받고도 징계여부를 검토하지 않고 '범죄 수사상황 통보' 문서를 문서접수대장에 기록하지도 않은채 담당팀장의 서랍에 보관하고 있었다.

서울메트로는 2007년 5월 서울노원경찰서로부터 메트로 노동조합 F부장이 술에 취한 상태(혈중알콜농도 0.209%)로 운전하던 중 1차 추돌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전치2주의 상해를 입힌 후 도주하다가 또다시 피해자에게 전치2주의 상해를 입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 차량)'으로 해당검찰청에 송치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도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보통상벌위원회에 경징계(견책)를 요구, 중징계 대상자가 경고처분을 받았다.

토공은 2006년 6월 안양경찰서로부터 공사 모 차장을 공동폭행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문서로 통보받았는데도 올 1월 현재까지 처리하지 않는 등 소속 직원 5명의 범죄사실에 대한 검찰청의 사건처분결과 등을 인지한 후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6개월 동안 처리하지 않고 그대로 둬 현재까지 이들이 그 비위에 상응하는 신분상 제재를 받지 않아 그에 따른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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