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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웃고 울리는 올림픽중계 '해설 백태'

최종수정 2008.08.16 11:39 기사입력 2008.08.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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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2008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대한민국 선수들의 경기를 맡은 해설위원들의 다양한 해설 백태(百態)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신분을 망각하고 거의 '고성방가'수준의 노골적인 응원을 하는 해설위원이 있는 반면 , 차분한 어조로 침착하게 경기내용을 중계하는 이가 있다. 또 감동에 겨운 나머지 어이없는 말실수로 시청자들을 실소케 하는 해설위원이 있다. 이러한 해설위원들의 중계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 또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됐다.

#해설위원 신분 망각한 '흥분 광분형'

다수의 해설위원들이 중계방송 도중 지나치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시청자들은 선수들에 대한 해설위원들의 사적인 감정과 지나친 애국심이 경기에 대한 객관적 해설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수영선수 박태환의 400m결승이 있던 날, 방송 3사는 '흥분 방송'을 약속이나 한듯 "박태환 박태환" "금메달 금메달"을 연호했다. 대다수의 해설위원들은 선수와 경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뒤로 하고 자신의 감정에 너무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박태환의 전담 코치를 지낸 박석기 MBC 해설위원은 지난 10일 수영선수 박태환의 400m 결승 경기를 중계하던 중 그가 선두로 치고 나서자 "세계 신기록!"이라고 연발했다. 이는 박석기 위원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기록 자막을 잘못 읽어 일어난 '방송사고'였다.

SBS 김봉조 해설위원은 박태환의 400m 결승전 경기 내내 해설은 뒤로하고 괴성으로 일관,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김봉조 해설위원은 지난 12일 열린 박태환의 자유형 200m 결승 경기에서도 마이클 펠프스가 앞서 나가자 "태환아, 태환아"를 연발해 해설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선수 출신 해설위원도 다른 위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레슬링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 위업을 달성한 심권호 해설위원은 지난 12일 금메달 후보 박은철(55kg급)이 상대선수에게 패하자 "야, 야, 야", "안돼", "아이씨"라며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또 8강에서 탈락한 정지현(60kg급)에게는 "야,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 "바보야"라고 말해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경험 위주, 실속 있는 중계 '차분형'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역도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는 전병관은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항공한천대학체육관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남자역도 77kg급 결승전에서 해설위원 자격으로 경기의 중계를 맡았다.

전병관은 국가대표 상비군 시절 사재혁을 지도한 인연이 있었던 만큼 그에 대해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 터. 하지만 전병관은 경기 내내 사심에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이 중계를 하던 아나운서가 몇 번이고 선수들과 전병관의 친분을 소개할 정도였지만 그는 선수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상황 상황마다 어떤 전략이 필요한 지, 선수들이 현장에서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임하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편안하면서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유도 73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KBS 이원희 해설위원은 현역 선수답게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설명해 주는 등 베테랑 못지 않은 중계실력을 뽐냈다.

임오경
#톡톡튀는 해설 '유머형'

톡톡튀는 용어를 사용,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해설위원도 적지 않다.

김석규 MBC 해설위원은 지난 9일 첫 금메달을 안겨준 유도 남자 60kg급 최민호 선수의 경기 중계에서 최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다리들어 메치는 기술을 선보이자 이를 두고 '딱지치기'에 비유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된 바 있다.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를 지낸 임오경 MBC 해설위원은 같은 날 열린 핸드볼 조별 예선 러시아와의 경기를 중계하다가 얼굴에 큰 점이 있는 상대선수 안나 카레라 선수의 별칭이 '점순이'라고 소개하는 등 재치 있는 해설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방송에서 쓰기 힘든 용어를 사용,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 경우도 있다.

KBS 안창남 해설위원은 지난 10일 박태환의 금메달이 확정된 후 "역시 매운 고추가 맵다"라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를 잘못 말한 것. 또 '안전빵'이라는 속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미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해설위원들의 다양한 중계모습에 시청자들은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 해설위원이 아닌 만큼 다듬어 지지 않은 언어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은 사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설위원들이 경기 출전 선수와 선후배 또는 사제 사이인 만큼 어느 정도의 개인적인 감정의 해설은 가능할 수 있지만, 온 국민이 귀를 귀울이고 있는 중계방송에서 그들 간의 사적인 감정이 지나치게 표현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비록 '아마추어 해설위원'이라 할지라도 중계석에 앉은 만큼 경기에 대한 해설의 책임은 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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