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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험가입 "웬만해선 안된다"

최종수정 2008.08.18 13:12 기사입력 2008.08.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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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등급 6급인 이씨는 최근 보험 가입을 위해 D보험사 구미지점 설계사를 만났다. 하지만 설계사는 이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험 가입이 어렵다며 거절했다. 그는 장애인도 사람인데 언제까지 쓰레기 취급 받아야하는지 의문이라며 하소연했다.
 
이씨와 같은 장애인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몇 개나 될까.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장애인이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A보험사는 장애인을 위한 보험은 아예 만들지도 않고 장애인 전용 자동차보험 정도만 구비해 놨다. A보험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일반 가입자와 동일한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막상 장애인들이 보험에 가입하고자 할 때는 실제 가입이 되는 곳은 거의 없다.
 
장애인들은 장애인 복지카드와 수술했던 경험까지 제시하며 보험 가입을 했으나 실적 쌓기에 급급한 설계사가 해당 보험사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강제로 보험가입이 해지되기도 한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장애인의 상해보험 가입을 거부한 우정사업본부에 시정을 권고했다. 정신 장애 또는 정신과 치료병력을 이유로 상해보험 가입을 거절한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장애인 차별은 있을 수 없다'는 인권위의 해석은 매우 타당하지만 보험업계의 현실은 이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요율과 보험료 산정을 위해 질병발생 통계를 이용하는데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일반인들을 위주로 낸 통계에 포함돼 있지 않다. 장애인들을 이 통계에 포함시킬 경우 오류가 발생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게다가 장애인들의 경우 재발위험이 크기 때문에 손해율이 높아지고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의 보험료가 전반적으로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장애인 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애인들로 인해 건강한 일반인의 보험료까지 인상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특히 암에 걸린 환자도 장애인으로 구분되는 데 이럴 경우에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면 보험사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보험회사들이 사회공헌을 하는 국가기관이 아닌 민간 회사다보니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공보험의 비율을 장애인에게 더 확대하는 방안이 좋지 않겠냐는 지적도 있다.
 
현재 정부가 공보험을 통해 보장하는 비율은 60%까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건보재정 악화를 이유로 민영의료보험의 보장 비율을 100%에서 80%로 축소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에 대한 공보험 확대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애인도 보험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보험사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하지만 도덕적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재발 위험이 커서 보험사들이 아예 장애인을 위한 보험상품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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