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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차대전 말 국내 유력인사 '성향평가'

최종수정 2008.08.08 08:08 기사입력 2008.08.0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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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2차대전 말기 국내 유력인사들의 친미 친일 성향을 분석하는 자료를 만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육군 정보당국이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고당(古堂) 조만식, 인촌(仁村) 김성수 선생 등 당시 조선 지도자들의 자질 및 친미·친일 여부를 파악한 평가표를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기록보존소(NARA)의 한반도 관련 문서에서 조만식, 김성수, 윤치호, 양주삼, 이광수 등 5명에 대한 성향 및 연합군의 활용도(usefulness)를 분석해 놓은 A4 용지 절반 크기의 '평가카드' 5장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평가카드는 앞 면에는 이름, 나이, 출신지, 활용도, 자질, 현직, 특장, 정치.사회적 태도, 정치체제에 대한 신조 등을 기록하도록 돼 있고, 뒷면에는 작성자가 간단하게 인물평을 적어놓는 형태다.

이번에 확인된 기록은 일제와 전쟁을 치르고 있던 미국이 한반도에서 활동하는 조선의 명망가들을 연합군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작성된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밝혔다.

실제로 대성학교 교장을 지낸 윤치호 선생의 성향분석표 뒷면에는 "그가 일제와의 협력을 강요받았지만, 한국에서의 위상이 아직까지 높기 때문에 연합군의 한국내활동에 귀중한 협력자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기술돼 있다.

평가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활용도에서 모두 '상(上)' 판정을 받았다고 연합뉴스는 밝혔다.

1944년 4월 10일 작성된 김성수 전 부통령에 대한 기록을 보면 직업란에 '대학총장, 사업가'라고 적혀 있고, 특장란에는 '행정과 교육'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김 전 부통령은 능력, 신뢰도, 타인과의 협업능력, 사회적 지위 4개항에서 모두 '뛰어남(superior)'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언어능력 면에서는 '영어-능통'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정치.사회적인 태도를 평가한 항목에서 김 전 부통령은 '공공의식이 있다' '민족주의적이다' '보수적이다' '친미적이다' '반일(反日)적이다'라고 체크돼 있었다. 정치체제에 대한 신조를 체크하는 항목에는 '민주주의'에 표시가 돼 있었다.

조선민주당 당수를 지냈던 조만식 선생에 대한 기록에서 조 선생은 현직란에 '은퇴한 학자'로 기록돼 있었고, 특장란에는 '정치지도자·행정'이라고 소개됐다.

조 선생 역시 능력, 신뢰도 등 4개항에서 '뛰어남'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영어능력이 능통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또한 조 선생도 '공공의식이 있다' '국제적 감각이 있다' '민족주의적이다' '친미적이다' '반일적이다'로 성향이 분류돼 있었다.

춘원 이광수 선생에 대해서는 '작가'라는 직업소개가 있었다. 이 선생은 능력 및 타인과의 협업능력에서는 '뛰어남'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신뢰도와 사회적 지위 항목에서는 변절논란 때문인 듯 '보통(average)'이라는 평가를 받은 게 눈에 띤다.

또한 작가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인 듯 정치·사회적 태도에서 '자유분방(liberal)'이라는 항목에 체크가 돼 있었다.

한편 기독교 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양주삼 전 한적 초대 총재, 대한기독교청년연맹을 조직하고 대성학교 교장까지 지냈던 윤치호 선생에 대한 평가는 모두 '친미-반미'였으나, '민족주의적이다'라는 항목에는 체크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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