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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진정한 투사라면..

최종수정 2020.02.02 22:27 기사입력 2008.07.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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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뜨겁다. 액면 상 날씨 탓이다. 숨이 턱턱 막힐 만큼 후덥지근한 날씨, 낮은 낮대로 축축 늘어지고 밤은 밤대로 잠 못 이룬다.

그런데 여기 더 뜨거운 곳이 있다. 은행권 노조들의 은행장출근 저지 투쟁. 산업"수출입"국민은행이 행장 및 회장(사장)내정자 저지 투쟁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래저래 논란도 한창이다. 노조의 일상적인 길들이기라는 사람도 있고 억대 연봉 운운하며 '배부른 파업'을 한다며 잘못을 전적으로 노조의 작태를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또 한편에서는 MB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진 가운데 최측근 인사 심어놓기에 대한 올바른 투쟁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일단 투쟁의 쟁점을 냉정하게 짚지 않은 채 열기는 에너지 만빵이다. 가뜩이나 이 뜨겁게 작열하는 여름의 한 가운데, 투사들이 넘쳐나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의 행장 출근 저지 투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관을 거친 왠만한 행장들은 길에서 노조원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고 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차려놓고 업무를 보기도 했다.
더 길게 갈것도 없이 작년부터 따지자면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 박병원 전 우리금융회장부터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이 노조에 가로막혀 사무실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고 최근에는 진동수 수출입은행장, 민유성 산업은행장에 이어 황영기 KB금융지주회장 내정자,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 내정자 등으로 투쟁 대상이 늘어났다.

국책은행은 행장 선임 될때마다 출근 저지 투쟁이 숙제마냥 따라붙는다. 항간엔 일부 국책은행 노조가 행장 선임을 찬성하는 것을 전제로 이면계약까지 했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사실이라면 그저 욕망앞에 충실한 투사일 뿐이란 생각도 든다.

관치금융 시절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불신임 표시로 시작된 출근 저지 투쟁이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의 통폐합 과정에서 외부 출신 행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로 이어지면서 일상화됐다는 평가다. 이러다 보니 기자들의 관심도 차츰 멀어져 가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요즘 은행산업의 현주소를 감안할 때 이같은 노조의 떼쓰기는 곱지 않을 수 있다.

신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은행 빅뱅이니 뭐니해서 먹지 않으면 먹힌다는 얘기까지 들리는 요즘이다.

서둘러 전열을 정비하고 해외진출 전략을 마련해도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칫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력행사로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려 하기보다 은행이 뻗어 나가기 위한 신임 행장의 미래 전략부터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스친다.
연일 뜨겁게 싸워댄다고 진정한 투사일까. 그 뜨거움은 그저 숨 막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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