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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특검 1심'이 남긴 것

최종수정 2008.07.17 15:48 기사입력 2008.07.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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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끼운 첫단추 법원이 바로잡아
소모적 논쟁그만 경제로 돌아가야

“10년 넘게 다퉈온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이라는 굴레에서 해방된 판결이다.”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재판’법정에서 만난 전직 삼성 고위 임원은 “이번 판결로 삼성의 발목을 잡아왔던 에버랜드 CB 발행에서 비롯된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조세포탈 부분만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삼성특검과 시민단체에서 강력하게 제기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한 점이다.

1심재판부는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혐의는 '무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免訴)' 선고했다. 12년간 유·무죄를 다퉈온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 혐의가 이제 깨끗하게 정리됨에 따라 향후 삼성측은 이재용 전무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 전무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은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주회사와 같다.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의 주요 계열사를 순환출자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짜여 있기 때문에 CB편법증여와 BW 헐값 발행 혐의가 유죄로 판결됐을 경우, 이 전무의 경영권 승계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무죄판결로 이 전무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처분하거나, 순환출자 방식의 그룹 지배구조도 당장 손을 볼 필요가 없어졌다. 이 전무가 향후 2-3년 후 해외사업장 근무가 끝나고 복귀하는 시점까지 차근차근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난 것이다.

물론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다. 특검 측에서 1심재판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 등 삼성 관련 의혹을 제기한 측도 “실망 스럽다”며 여전히 반발이 크다.

그러나 엄중한 사법절차에 따라 진행된 삼성재판에 대해 장외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2심, 3심 등 사법절차를 차근히 지켜보며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하는 것이 법치국가의 기본자세다. 시만단체는 장외에서 소모적인 논쟁도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인 것이다.

삼성과 이건희 전 회장측도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도덕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큰 흠집이 났다. 일본 등 유수의 해외언론은 벌써부터 삼성의 브랜드 가치 하락과 대외신인도 추락에 대한 경고성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쇄신 작업을 진행했다. 이건희 회장과 그룹 수뇌부의 퇴진, 전략기획실의 해체 등에 따른 계열사의 독립경영이 출범했다. 삼성측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을 모두 털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현재 총체적 위기국면에 직면한 한국경제를 되살리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재계도 이번 선고결과를 계기로 삼성이 국가경제발전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도 이번 판결을 계기로 글로벌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해 국가경제발전 리더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측도 “경제계가 이번 판결을 통해서 삼성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해소되고 기업인들이 경제살리기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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