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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② "송강호를 확정하고 이병헌 정우성 순 캐스팅"

최종수정 2008.07.18 11:38 기사입력 2008.07.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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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개인적으로는 칸 버전 엔딩이 가장 마음에 든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미리 만들어뒀던 여러 가지 엔딩 중 칸 버전 엔딩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14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지운 감독은 '놈놈놈'의 여러 가지 엔딩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락영화로서는 너무 비극적이고 느낌이 강하긴 하지만 세 주인공 모두 죽었음을 암시하는 칸 버전의 엔딩에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물론 작품의 애초 기획 의도와 가장 부합하는 것은 국내 개봉 버전이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또한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을 한꺼번에 캐스팅해 작품을 완성한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정말 세 배우가 출연을 승낙할 것이라 예상했나?
▲예상은 못 했다. 이 프로젝트는 송강호와 뭘 하면 좋을까 아이디어를 내다 떠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송강호, 오달수, 윤제문, 문소리가 함께 나오는 고인돌 영화를 만들까?' 하다 어릴 적 로망인 웨스턴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쇠사슬을 끊어라'를 보고 난 후 한국에서도 웨스턴이 가능하다는 확신과 용기를 얻었다. 송강호와 하기로 결정은 됐지만 그가 출연하는 영화에 다른 톱스타가 출연해줄까 걱정했다. 이병헌은 두 번 정도 거절을 했다. 정우성은 처음 이야기했을 때 바로 승낙했다.

-정우성과 이병헌을 놓고도 좋은 놈과 나쁜 놈을 정할 때 반대의 경우를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나쁜 놈을 단순히 극악무도한 인물이 아니라 약간 그늘이 있고 어느 정도 내면의 상처가 있는 인물로 하면 이야기가 풍성해질 거라 생각했다. 내면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을 가진 배우는 이병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우성은 활극에 가장 걸맞은 캐릭터를 주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훌륭한 세 명의 톱스타와 함께 작업한 소감은 어떤가?
▲훗날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는다면 '배우를 가장 잘 이해하는 감독'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난 사람들의 표정을 좋아한다. 불가해하고 불가사의하지만 감정적으로 날 고조시키고 즐겁게 하는 표정을 너무 좋아한다. 예기치 못한 순간 배우의 예술에 의해 그런 표정들이 나올 때 너무 좋다. 내가 이 얼굴을 찍고 싶어서 영화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석양의 무법자'의 주인공은 '좋은 놈'이고 '이상한 놈'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는 '못생긴 놈'은 비중이 가장 적다. '쇠사슬을 끊어라'에서도 굳이 주인공을 찾자면 '좋은 놈'이다. 반면 '놈놈놈'은 이상한 놈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데 일부러 변화를 준 건가?
▲이상한 놈을 주인공으로 하면 기상천외하고 요절복통인 서부극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누가 맡을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썼지만 송강호가 가장 잘 해낼 것 같은 생각은 들었다. 어느 정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세 인물 중 도원(정우성 분)에 대한 설명이 가장 부족하다.
▲어차피 세 인물 모두 자의든 타의든 조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도원은 자세히 설명할수록 매력이 떨어지는 인물이라 생각했다. 알 수 없는 고독한 사냥꾼 같은 느낌을 주려 했다.


-'놈놈놈'의 엔딩으로 여러 가지 버전을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영화에서 마술적인 순간들을 경험할 때마다 놀라워하고 감동을 받는다. 편집을 달리 하면 전체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위험부담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엔딩들을 별도로 찍어놓는다. 지금 버전은 시나리오대로 편집됐다. 눈 오는 날 태구(송강호 분)와 도원이 귀시장에서 다시 마지막 대결을 벌이는 엔딩도 있고, 태구가 던져주는 금은보화에 맞고 할매와 만길(류승수 분)이 기절하는 장면도 있다. 너무 B급영화 같은 느낌이 있지만 창이(이병헌) 손가락이 마지막에 치솟아 올라서 카메라에 대고 'Fxxk You'를 날리는 장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락영화로서는 꽤 센 엔딩이지만 칸 버전이 마음에 든다. 어떤 의미에서는 세 사람이 다 패하고 마는 비극적인 느낌으로 만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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