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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청개구리 두뇌습관

최종수정 2020.02.12 13:09 기사입력 2008.07.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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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비즈니스의 거물로 불리는 빌 게이츠가 자신이 세운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습니다. 그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 정도로 일 중독자라는 평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시간낭비를 극도로 싫어하며 하루 18시간 일을 하는 경영자였습니다. 그의 에너지는 통찰과 창의성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고갈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고 합니다.
2005년 3월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즈니스 거물 빌게이츠가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는지에 대한 기획기사를 실었습니다.

빌게이츠가 1년에 두 번씩 외딴곳으로 떠나는 ‘생각주간’(Think Week)을 갖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 생각주간 동안 미국 북서부의 외딴 별장에 칩거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식사는 하루에 두 끼만 하면서 직원들의 보고서를 읽고 회사의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데 몰두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생각주간’을 가진 이유는 고갈된 아이디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정기적으로 아무도 없는 별장으로 들어가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했다는 것입니다. 이 기간 중 그는 누구의 간섭, 방해도 없이 혼자 밀렸던 책과 보고서를 꼼꼼히 읽었다고 합니다. 식사도 배달시켜 먹으면서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도, 태블릿 PC도, 온라인 비디오게임 시장 진출도 이 생각주간에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탄생된 것이라고 합니다.

한 주 내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폭염에 시달린 탓인지 빌게이츠의 ‘생각주간’이 한결 새롭게 들렸습니다. 이런 때 오기 쉬운 현상이 아이디어의 고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로 지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에서 월요일부터 전해지는 소식은 모두 유쾌하지 못한 것들입니다.

출근길 방송에서 건설회사가 하루 1개꼴로 부도난다며 걱정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해보니 어떤 신문은 이미 ‘3차 오일쇼크가 왔다’는 기획특집을 했군요. 또 치솟는 유가처방으로 정부는 15일부터 승용차 홀짝제를 실시키로 했습니다.
기름값은 이미 배럴당 150달러고지를 앞두고 있습니다. 170달러를 넘어서면 민간에 대해서도 요일제 적용을 검토키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계속되는 물가불안, 경기침체 등으로 양극화 심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국민들의 경제행복지수도 급락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악화는 물론 업무의 생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주 말 일본의 신경내과 전문의인 요네야마 기미히로씨가 쓴 '청개구리 두뇌습관'이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요즘 우리사회에 청개구리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뭔가 해답이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내용은 달랐지만 어려운 경제여건을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공유해볼까 합니다.

길을 잃으면 적지 않은 사람은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곳저곳 이정표를 찾아 헤매면서 어떻게든 그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머리를 굴리게 되고 그때 뇌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부드러워진다는 것입니다.

뇌를 부드럽게 단련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의 지하철을 타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외국에 나가면 언어장벽과 낯선 환경 때문에 반벙어리, 반장님이 됩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 지하철 노선표만 손에 쥐고 지하철을 타게 되면 당연히 바짝 긴장해서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것은 보통 때보다 머리를 더 써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적당한 스트레스는 뇌를 단련시켜 준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는 비상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열심히, 더 바쁘게 움직이면서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린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두뇌 유연제의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뇌의 움직임은 부드러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 한국에 왔던 레스터 서로 교수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그의 말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세계 경제상황이 1930년대 대공황 때만큼이나 심각한 상태다. 당시의 대공황은 개별국가가 처방을 할수 있는 시대에 발생했지만 지금은 세계경제가 하나의 체제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묘책이 없다. 당분간 대공황 때와 같은 혼란이 이어질 것이다.”

그의 이같은 말은 세계화시대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세계 경제학계의 석학이라는 점에서 깊이 새겨 봐야할 대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니 마음이 갑갑할 수밖에 없습니다. 꼬일대로 꼬인 정국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시각각으로 접하게 되는 주변여건이 아드레날린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의 추락과 치솟는 기름값과 물가, 경기침체 소식, 여기에 곁들인 폭염이 아이디어를 고갈시킬 수도 있는 여건입니다. 청개구리 두뇌습관과 빌게이츠의 ‘생각주간’을 되새기며 새로운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는 한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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