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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를 편의점에서 판다고?

최종수정 2008.07.07 10:04 기사입력 2008.07.0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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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등 일부 의약품을 슈퍼나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소화제와 정장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약품을 수퍼 등에서 판매토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약사들의 단체인 대한약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대한약사회는 "편이성보다 국민안전"이라고 외치며 단식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 후 복지부는 '공식적인 발표가 아니었다' '약사회와 논의없이 진행하지 않겠다'는 식의 입장을 밝히며 한 발 뒤로 물러서는 태세다.

◆"부작용 우려" vs "복약지도 안하지 않나"

논란의 핵심은 소화제나 정장제가 약국 외에서 판매될 경우 국민건강에 위협이 있느냐를 판단하는 일이다. 이에 대해 약국외 판매를 찬성하는 쪽에선 '말도 안되는 우려'라며 일축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측은 현재도 고속도로 휴게소 등 약국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서 일부 의약품 판매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는 예를 들며 "안전성이 확보된 약을 굳이 약국에서만 구입하도록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경실련측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남녀 13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자료에서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 전환에 대해 7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려되는 부작용이나 오남용 문제에 관해서도 "현재도 이런 약들은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지목해 구입하고 있는 형태"라며 "부작용 문제는 상비약을 약국에서 구입하느냐 아니냐와 아무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약사들은 전혀 반대 목소리를 낸다. 대한약사회측은 "복약지도를 더 강화할 것이고 주말이나 야간 당번약국을 운영해 접근성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편이성보다는 국민의 건강에 더 주안점을 둬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해 복지부는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기본 정책방향을 세워놓고도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관해서는 지나치게 이익단체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김광호 보건복지가족부 의약품정책과장은 "현재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정책적 판단에는 변수가 많으므로 현재로선 결과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약사회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모든 정책은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청취한 후 결정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외국은 어떤가
 
복지부가 의약품 약국외 판매 방안을 추진하게 된 것은 시민단체의 요구 뿐 아니라 일본의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일본은 1998년 비타민, 소독제, 드링크 등에 대해 약국외 판매를 허용했다. 2004년에는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했고 최근엔 감기약, 진통제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 외 국가들은 의료시스템이나 의약품 분류법이 우리나라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쉽지 않다. 미국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처방약이 아니면 모두 약국 외에서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 영국이나 독일은 아예 처방약-약국약-자유판매약 3분류 체계다.

문제는 분류법이 아니라 해당 분류체계에 어떤 약들을 포함시키느냐이지만 공통적인 것은 우리가 '의약품'이라 구분하고 있는 것들 중 일부를 약국 아닌 곳에서 팔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 국가 중 우리처럼 약사의 독점 판매권을 인정하는 나라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찬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태현 사회정책국장

 -정말 안전에 문제가 없을까?
 ▲물론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도 이런 약들이 약사의 관리없이 팔리고 있기 때문에 발생할 부작용이라면 지금도 발생할 것이다. 약을 어디서 사느냐가 부작용 발생에 영향을 주는 구조는 아니란 의미다. 지금도 소비자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부분을 더 접근성 있게 하자는 것이므로 갑자기 새로운 상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미 하고 있는 것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소화제, 정장제 정도면 된다고 보나?
 ▲해열제도 충분히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시행 초기에는 큰 논란이 없는 상비약 개념의 안전한 약을 풀어주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지 대상 품목 선정은 다음 문제다.

 -우리나라는 약국이 많아 접근성이 좋다는 의견도 있는데

 ▲약사회측에선 인구 대비 약국 수를 이야기 하는데 눈가리고 아웅이다. 대도시는 몰라도 중소도시에 약국이 흔치 않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번약국도 실효성이 없다는 거 인정해야 한다. 주말 휴일에 문 연 약국 찾기 쉽지 않다.

 -편이성 외 어떤 장점이 기대되나?
 ▲의약품의 가격이 내려갈 것이며 서비스도 증대될 것이다. 건강보험재정도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약국은 소비자를 더 끌기 위해 복약지도를 강화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약국 독점 구조가 깨짐으로써 시장규모도 커지고 경쟁이 생기면서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 자가치료 범위 확대는 건강보험재정에도 도움을 준다. 약사회가 극렬 반대할 명분이 없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
대한약사회 박인춘 홍보이사

 -소화제 등이 약사 손을 벗어나면 정말 위험한가
 ▲약은 인체에 작용하는 '약리성분'을 가진다. 소화제도 여러 종류가 있고 각각의 약리성분이 다르다. 소화가 안된다해도 단순 위장기능의 문제인지 중증질환의 초기과정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약사의 복약지도와 상담이 필요하다. 약사는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가 적절하게 약을 복용하도록 유도하며 때에 따라서 병원을 가도록 권유하기도 한다.

 -복약지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대한약사회 자체적으로 회원들에게 복약지도 캠페인을 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만족할 수 있도록 고치면 된다. 복약지도 안한다고 약을 약국에서 뺄 것이 아니라 복약지도를 하게끔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당번약국도 잘 운영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

 -의약품 가격이 싸질 수 있다는데?
 ▲아니다. 우리가 조사해보니 약국과 수퍼에서 함께 팔고 있는 비타민음료, 숙취해소음료의 경우 약국 가격이 5∼15% 저렴했다. 수퍼에서는 의약품이 주력 품목이 아니므로 가격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약국외에서 팔린다 해도 더 싸지기 힘드므로 가격 장점은 없다고 본다.

 -다른 우려되는 점은?
 ▲의약품이 전혀 관리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조약이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 악국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관리가 철저하다. 새로운 유통망이 생기면 국가적인 관리가 수반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또 건강보험절감효과를 이야기 하는데 모두 비보험약이어서 전혀 관련이 없다. 현재 단순 감기도 약국에서 직접 팔 수 있는 약이 한정돼 있다. 안전성이 확보된 약은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 하면 건강보험 재정이 크게 절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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