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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들은 보지 못한 냉각탑 폭파장면.. 왜?

최종수정 2008.06.27 23:03 기사입력 2008.06.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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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은 27일 영변 원자로 냉각탑의 폭파 장면을 MBC와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했으나 북한 주민들은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북한 당국은 "미국의 반공화국(반북) 고립.압살책동에 맞서 핵무기를 보유했으며 미국이 여전히 적대국임을 부각시켜 왔기 때문에 자칫 '대미 굴복'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폭파 장면을 내부에 그대로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폭파 후 발표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대답에서 핵신고에 대한 언급은 있으나 냉각탑 폭파는 전혀 내비치지도 않았으며,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되는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 대외용인 평양방송도 오후 8시 메인 뉴스와 10시 마감 뉴스에서 외무성 대변인 '대답' 전문을 소개하는데 그쳤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냉각탑 폭파 사실을 주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히기보다는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함께 북.미 적대관계가 해소되고 있다는 큰 틀에서 보도할 것"이라면서 "완전한 핵폐기와 북미관계 정상화까지 핵보유국의 지위를 내세우고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에 대응해 행동한다는 논리를 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사회에 대해선 핵문제의 해결 의지를 선전하겠지만, 대내적으로는 '핵강국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굴복해오는 미국'에 승리하고 있다는 식으로 민심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것.

북한의 대외무역이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해외출장 등이 늘어나는 만큼 냉각탑 폭파 사실을 마냥 숨기기도 어려워 내부 강연이나 학습회 등을 통해 "대미전 승리"의 결과물이라는 식의 나름의 논리를 개발해 소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 고철더미에 불과한 냉각탑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다'거나 '미국이 선군정치에 굴복해 쓸모없는 냉각탑의 폭파비용을 댔다'거나 '미국이 우리에게 굴복해 억지로 씌웠던 테러지원국의 감투를 벗김으로써 미국과의 대결전에서 이긴 축포'라는 등의 논리로 내부 선전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은 최근 주민들에게 미국이 약속한 50만t의 식량지원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미국이 우리와의 핵대결전에서 무릎을 끓고 바치는 선군정치 승리의 전리품"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의 말과 행동간 괴리로 인해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무너지는 사태를 무엇보다 경계한다면서 줄곧 핵보유국으로서 긍지를 강조해온 처지에서 사전교육 없이 핵문제 해결 과정을 알리는 데 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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