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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의미

최종수정 2008.06.27 18:02 기사입력 2008.06.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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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시설을 대표하는 영변 5㎿급 원자로용 냉각탑 폭파가 27일 이뤄졌다.

서방국들이 그동안 20여m 높이 냉각탑에서 뿜어 나오는 수증기를 통해 핵 시설 가동 여부를 확인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냉각탑 폭파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북핵 시설의 상징이었던 냉각탑의 철거는 핵시설 불능화를 넘어 폐기로 가는 첫 조치로서 의미가 작지 않다. 국제사회에 북핵의 완전 폐기에 대한 기대를 높임으로써 북한이 과거로 돌아갈 수 없게 족쇄를 채우는 효과도 있다.

◆비핵화 의지 과시 = 영변에 있는 원자로는 5MW 흑연감속 탄산가스 냉각원자로다. 냉각탑 폭파는 쉽게 말해 이 원자로 시스템 중 냉각장치 부분품 가운데 하나인 냉각탑을 폭파공법으로 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북한이 이 장면을 전세계에 과시한 것은 그만큼 비핵화를 향한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사회 신뢰도 제고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상징적인 '퍼포먼스'인 셈이다.

특히 미국이 북한의 숙원인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에 착수한 것을 환영하는 의미도 있다. 말하자면 북한이 비핵화한 만큼 미국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미국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도 잠재우는 다각적인 효과가 있다.

6자회담 합의사항을 존중하고 비핵화를 성실히 실천하고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이 얻게 될 반대급부, 이를테면 테러지원국 해제와 같은 상응 조치를 되돌릴 수 없게 굳히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냉소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미 5MW 원자로 시스템이 대부분 불능화돼 있는 상황인 만큼 콘크리트 껍데기에 불과한 냉각탑을 폭파하는 것은 '용도 폐기'된 것을 부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비핵화까지 갈길 멀어= 문제는 냉각탑이 폭파됐다고 북핵 문제가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반도 비핵화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냉각탑 공개 폭파가 북한 핵포기의 진실성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한 의미를 두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검증과정에서 남은 문제는 북핵 신고의 성실성과 정확성이다.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 양을 놓고 벌써 현격한 차이가 있다. 미국은 최소 40kg 이상으로 보나 북한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방법을 놓고 협의를 벌일 6자회담도 북한과 다른 참가국 사이에 격론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핵시설이 군사기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북한이 이를 허락할 것이냐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이미 보유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북한이 최근 자국을 방문한 미국 측 인사들에게 이런 의사를 전달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결국 한국 정부로선 북·미 간 북핵 문제 진전에 안도만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플루토늄이 해결된다 해도 농축 우라늄 문제가 남아 있으며 북한이 핵 시설 폐기 단계에서 요구할 '반대급부'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무엇을 요구할지가 3단계 협상의 가장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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