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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고시강행 민심급랭, 격렬해진 촛불

최종수정 2008.06.27 11:07 기사입력 2008.06.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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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을 고시한 26일 늦은 7시 서울시청 광장.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해오고 있는 광우병 대책회의가 50번째 촛불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은 쇠고기를 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가세했다.

같은 시각 서울 광화문 세종로사거리 이순신 동상 앞. 전경버스벽, 일명 경찰벽 위로 얼굴을 드러낸 전경들의 표정은 여느날보다 더욱 굳어있었다. '강경 진압'의 명에 더욱 긴장한 전경은 이날도 집회 시작에 앞서 정렬을 계속 점검하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정부의 고시강행과 강경 진압에 반발, 민심이 급랭하면서 촛불집회 양상이 날로 과격하게 변해가고 있다.

일부 과격해진 시위대와 전경의 욕설과 부상자들의 비명, 엠블란스의 비상음이 26일 광화문 거리를 채웠다. 모래가 든 페트병이 오고가는가 하면, 그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계란 투척도 시작됐다.

경찰 또한 25일 두번째 물대포 진압을 시도한 데 이어 하루만에 물대포를 재등장시켰다. 소화기 분사수도, 물대포 발사수도 50일 전과 비교할 때 횟수를 셀 수 없을 정도다.

최초 부상자가 속출하는 시간도 짧아졌다.

집회가 시작된 지 2시간도 채 되지 않은 9시께 광화문역 사거리 옆 서대문 방향 골목. 골목 사이로 진입하려는 시위대와 전경간 몸싸움이 30여분간 이어진 후, 결국 전경이 밀려나며 시위대가 쏟아져 들어갔다. 잠시 후 머리에 피를 흘린 시민이 실려나왔고, 전경 2명도 함께 끌려나왔다.

이들은 바로 출동한 119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집회가 무르익은 오후 10시 세종로 사거리 경찰벽 앞엔 모래주머니가 쌓였다. 모래주머니를 타고, 일부 시위대는 전경버스로 올라갔다. 경찰의 소화기 분사가 시작됐고, 일부 여성 시위대는 "빨리 내려오세요, 몸에 안좋아요"라며 설득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를 지켜보던 대학생 집회참가자 김모(25, 남)씨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고시를 강행한 정부에게도 화가 나지만 시위가 일부 과격해진 시위대들로 인해 갈수록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쇠고기를 걸고 총파업에 돌입한 민노총 출정식을 갖은 후 촛불 집회에 가세했다.

출정식 후 조합원들은 민노총 조끼를 벗고 일반시민들에 섞여 시위에 참여했다.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동지들이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렸다"며 "아이들 촛불을 이어받아 이명박 정부가 진정 무릎꿇게 하기 위해 7월한달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정치파업에 대한 내부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금속노조 관계자는 "임금이나 근로조건 요구를 하는 파업이 아니라 솔직히 내키지 않는 면도 있다"며 "불만이 있지만 말하지 않는 조합원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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