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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종훈 본부장이 영웅이라고요?"

최종수정 2008.06.27 17:34 기사입력 2008.06.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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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고위 관료 정면 비판.. "졸속협상 책임지고 물러나야"

"김종훈 본부장, 영웅 대접을 받고 있지만 국가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남긴 쇠고기 협상의 최일선 책임자다. 본인이 가장 먼저 국민앞에서 사죄해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정조준했다.

이 관계자는 26일 본지 기자와 만나 "김 본부장이 추가협상 뒤 개선장군처럼 TV에 생방송으로 나와 브리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며 "브리핑을 하더라도 최소한 최초의 졸속협상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추가 협상의 해석을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하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이 벼랑끝 전술로 미정부를 압박해 쇠고기 추가협상을 이끌어낸 김 본부장을 '통상영웅'으로 평가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쇠고기 협상 파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부처인 농식품부 내부의 반응이 싸늘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한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도 "미국 정부가 협상파트너를 미국농무부(USDA)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로 바꾸면서 자연스레 협상 테이블에 김종훈 본부장이 앉게 된 것"이라며 김본부장의 역할을 평가절하했다.

어차피 미국측의 양보는 정해진 수순이었고 때마침 김본부장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영웅'이 됐다는 것에 대한 강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통상교섭본부의 고위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협상장을 박차고 나와 기차를 타고 뉴욕으로 출발할 때는 이제는 미국측이 양보할 때가 됐다고 판단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라며 "협상에 관한 전권은 김 본부장에게 있었다"고 반박했다.

미국측을 압박하는 고도의 협상전술을 폈기에 상당한 양보를 받아낼수 있었던 만큼 김본부장의 성과를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렇지만 농식품부 측은 통상교섭본부의 '말 바꾸기'가 지금과 같은 쇠고기 파동의 가장 큰 원인이며, 이에 대한 책임도 김 본부장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쇠고기 협상의 가장 큰 잘못은 김 본부장을 책임자로 그대로 둔 것"이라며 "몇 달전에는 뼛조각도 안 된다던 사람이 이제는 통뼈도 괜찮다고 하니 국민이 누가 믿겠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전문 통상관료라는 이람이 아전인수격으로 문구를 해석해 30개월이상 쇠고기 수입 제한이 임시적 조치가 아닌 국민이 받아들일때까지 '무제한'이라고 주장한 것도 어이없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통상교섭본부측은 "참여 정부때부터 이미 쇠고기 시장은 개방한다고 약속하고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을 만들어 나간 것"이라며 "입장을 바꾸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 또한 27일 "쇠고기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한번도 변함이 없었다"며 "뼈조각 문제가 불거졌을때 통상교섭본부의 반대에도 농식품부가 반송을 강행했다"고 강변했다.

어찌보면 이같은 마찰은 2000년 마늘파동때부터 시장개방에 앞장서 온 통상교섭본부와 시장보호를 우선시한 농식품부와의 해묵은 갈등의 표출로도 보여진다.

이가운데 정부는 고시 게재 결정을 내린 후 신문 1면을 장식하는 광고에 김종훈 본부장의 사진을 큼지막히 내걸었다.

정부가 김 본부장을 정면으로 내세운 건 이번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유일하게 국민들로부터 '믿을만한 고위 공무원'이라는 신뢰의 이미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연 김본부장이 쇠고기추가 협상으로 국민적 자존심을 세운 통상영웅인지 시류를 타고 반짝 스타로 떠오른 운좋은 공무원일 뿐인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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