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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보험은 사랑이다

최종수정 2020.02.02 22:29 기사입력 2008.06.2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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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김치중 보험연수원장</center>

김치중 보험연수원장

언제부터인가 해외출장이나 먼 여행길을 떠날일이 생기면 가족들에게 유사시를 대비한 글을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나홀로 출장이나 여행을 하던 젊은 시절에는 주로 아내에게 글을 쓰면서 아이들에게는 성장한 후에 봤으면 하는 글을 곁들여 남겼고 근래들어 아내와 함께 하는 여행길에는 아이들에게 글을 써서 남기는 것이 먼길 떠나기전 하나의 습관이 됐다.
나에게 예기치않은 불행한 일이 일어나 어느날 갑자기 가장없이 세파에 남겨질 가족들을 상상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항상 남은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안쓰러운 마음,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나에게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이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면서 일상사에서 있었던 사소한 애증의 찌꺼기들이 눈녹듯 사라지곤 했었다.

이러한 글에는 반드시 채권 채무목록 등 재산명세를 작성해 첨부하곤 했는데 유산으로 남겨줄 재산이 별로 없는 필자의 유산목록 제1호는 늘 보험금이었다.

이미 가입한 생명보험 등 유효한 보험목록을 작성해 총 보험금규모를 추정한 다음 불의의 일이 발생하더라도 아내와 아이들이 한동안 경제적 어려움은 겪지않을 최소한 수준을 설정, 모자라는 부분을 해외여행보험 등에 추가가입을 하고 이를 목록에 추가했다. 그럴 때마다 보험과 같은 제도적장치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든든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는 공적 사회보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민영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보장내용은 대부분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다 향후 예상되는 경제적 상황에 대한 두려움으로 절망에 빠져있다가 유품정리나 금융감독원 상속자 조회 시스템 등을 통해서 뒤늦게 보험가입사실을 확인하고 망자의 절절한 가족애를 새삼 느끼며 목이 메던 유족들의 모습이 기억 난다.

과거에는 이와같이 자녀들이 성장하기 전에 가장이 사망하는 소위 조기사망(premature death)이 큰 위험이었다면 근래에는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경제적 능력없이 오래사는 것'을 가장 큰 위험으로 들고 있다.

사회보장이 잘된 서구사회에서보다 우리의 경우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예기치 못한 조기사망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위한 보험가입이나 너무 오래살게 될 경우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위한 보험가입 모두 가족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의 표현이다.

또한 보험은 사고나 불운이 현실화되지 않은 다수가 그러한 위험이 실제화한 불행한 소수를 경제적 궁핍에서 구제하는 경제적 제도이므로 가족간의 사랑을 넘어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one for all. all for one)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제도라는 말로 그 성격이 풀이되기도 한다.

우리 모두 어느날 갑작스런 사고로 경제적 궁핍속에 남겨질 수도 있는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수명에 미처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부모님에 대한 사랑으로, 또한 자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위한 부모의 사랑으로 그리고 예기치 못한 우연한 불행으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보험 한두가지쯤은 다시 챙겨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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