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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교섭, 근로자도 외면

최종수정 2008.06.24 11:10 기사입력 2008.06.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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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기회 없애고 경영진 이중교섭 부담.. 한국실정엔 안맞아

[노조 無파업 다시 기로에 서다] 정치화된 상부노조(中)


"이젠 현장 근로자도 산별교섭에 회의를 품고 있다."

"한국에 어울리는 것은 기업별 노조다. 노동 운동이 구색 맞추기로 변질되는 모습이다."

보다 많은 노동자를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장치라며 지난해 닻을 올린 산별노조가 2년만에 따가운 시선에 노출되고 있다. 사업장별 현안 해결 모색 기회를 저해함과 동시에 경영진에게는 이중 교섭의 부담 주체가 되면서 오히려 노노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양상이다.

상부노조의 파업이 정치적 색깔을 짙게 드리우면서 재계뿐만 아니라 학계, 정계 등 사회 각계 각층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출범 취지 퇴색 기미…노노 갈등만 부추겨
지난 13일 민주노총은 7월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했지만 금속노조 최대 사업장 현대차지부의 부결로 존재 근거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이후 정치 파업을 관철하기 위한 제스처를 취하는 등 출범 취지와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면서 조합원의 인심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현대차지부 조합원의 가장 큰 불만은 주간연속 2교대제, 물량 전환 등 생계와 직결된 현안이 쇠고기 수입 반대 등 거창한 구호 뒷전으로 밀려 제대로 협상테이블 의제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오히려 임단협 쟁의 찬반투표를 앞두고 금속노조는 7월 총파업 투쟁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임단협 협상 결렬 선언을 유보하는 등 완성차 사업장별 파업에 동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오해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윤해모 현대차지부 위원장은 지난 23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현대차만 나서는 투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속노조 조합원 전체의 동참을 독려하는 취지였다고 하지만 정치 파업에 싫증이 날대로 난 지부 조합원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민노총 주도 총파업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현대차지부가 감수하게 될 경우 산별노조 자체가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산별노조 "국내엔 어울리지 않는 옷"
지난 16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소회의실에서는 국내 산별교섭의 적정성에 대해 학계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고찰이 있었다. 교섭구조를 결정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에서부터 노조, 사용자, 정부의 성향 등 수많은 변수를 대입한 끝에 이들이 내린 결론은 국내에는 기업별 노조가 맞다는 것이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고려대 정주연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별 교섭이 오랜 산업화의 과정에 뿌리를 둔 노사정 태도, 선호 등의 행동적 요인을 반영한 선택"이라며 "그러한 틀을 산별교섭으로 전환시키는 것인데 전략 수립과 집행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참석 인사들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산별노조가 산업평화를 희생시켜서 세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심히 우려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에 대해 재계 모 관계자는 "쇠고기 시위, 화물연대 총파업, 금속노조 등 파업 동참 등을 독려하는 등 민주노동당 보다 훨씬 정당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라며 "이럴때일 수록 정부는 산별교섭의 강제를 내용으로 하는 법 제정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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