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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요금 "1초가 뭐길래…"

최종수정 2008.06.24 12:02 기사입력 2008.06.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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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당 요금제' 형평성 논란.. 도입땐 대중교통·수도·전기료 등 전면개편 불가피

버스를 타고 두 세 정거장을 간 사람과 9Km를 간 사람이 왜 같은 900원을 내야 할까?

최근 휴대전화 요금 과금체계를 기존 10초당 과금제에서 1초당 과금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른 공공 요금제와 비교해 형평성에 맞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1초당 과금제는 망내할인, 결합상품에 이어 정부가 휴대전화 절감 방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감사원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전신인 정보통신부가 지난 1996년 12월 휴대전화 요금 부과 단위를 10초로 인가해 준 후 현재까지 이를 변경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통 3사가 이용자에게 통화료를 부과할 때 이용자의 1회 통화 사용량을 10초 단위로 집계해 11초일 경우 20초 요금을 부과하게 돼 통화당 평균 5초에 해당하는 9~10원이 더 부과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이를 ‘낙전’ 수입이라고 보고 이통 3사가 연간 8000억원의 낙전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돈이 단순히 10초당 과금제로 발생한 공짜 수입이라는 말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버스요금과 지하철의 경우 버스카드를 이용하면 일반인의 기본요금은 900원. 버스는 10Km를 초과할 경우 5Km마다 100원이 추가되고, 지하철도 10Km를 초과할 경우 40Km까지는 5Km마다 100원, 40Km 이상 거리는 10Km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버스 또는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을 간 사람이나 10Km를 타고 간 사람의 요금 차이가 100원 밖에 나지 않는다. 택시의 경우 낮 시간의 경우 한 정거장을 가던지 2Km를 가던지 무조건 탑승하면 1900원의 요금을 내야 한다. 감사원의 논리대로라면 이들 교통비에도 통신요금과 마찬가지로 기본요금에 비해 짧은 거리만 이용한 고객이 내는 요금도 ‘낙전’수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요금과 전기요금 등 다른 공공요금도 현재 요금 산정시 부과하는 기본료를 없애고 사용한 양을 모은 종량제 요금을 들여와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과금체계는 업계 질서를 바로 잡는 잣대중 하나로 다양한 경영요소와 국민생활 요소를 고려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과금체계 변경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필요성을 충분히 살펴보고 개별 통신 서비스의 역사와 특성, 다른 통신 서비스 사례, 소비자 혼란 유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 사례를 살펴보면 1초당 과금제 도입이 반드시 요금인하 효과로 이어질지는 의문스럽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 미국, 일본, 스페인, 호주 등은 10초보다 더 긴 과금단위를 사용하고 있으며, 1초당 과금제를 도입한 국가들도 통화가 되면 대기시간까지 요금에 합산되는 ‘콜 셋업 차지(Call Set Up Charge)’를 부과하거나 기본과금을 부과한다. 이는 과금체계는 오히려 1초당 과금제가 더 비싼 요금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통사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1초당 과금체계 도입을 결정한다면 10초당 과금체계를 기반으로 출시된 이통사들은 모든 요금상품의 전면적인 개편은 물론 요금산정 시스템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업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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