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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의혹 복제약 공개…파괴력 있을까

최종수정 2008.06.20 12:37 기사입력 2008.06.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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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허가자료 조작 의혹 있는 576개 품목 공개키로
제약사 소명자료도 첨부…적극적 처방자제 의견 못낼 듯

서류를 조작해 의약품 허가를 받은 의혹이 있는 복제약 명단을 대한의사협회가 공개하기로 했다. 이 조치가 향후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은 의사협회의 회원인 의사들이 이 약의 처방을 기피하는 결과로 이어질까 하는 점인데, 이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많다. 게다가 의협도 자료는 공개하지만 추가 파장을 꺼리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자료는 공개되고 파장은 없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열리는 '성분명처방 토론회'에서 식약청으로부터 받아낸 생물학적동등성 자료 조작 의혹 576개 복제약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20일 밝혔다.

576개 조작의혹 품목이란 2006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일부 업체에서 '시험 자료'를 조작한 혐의를 잡고 조사에 착수했을 때, 원본자료를 입수하지 못해 아예 자료를 검토하지도 못했던 품목들을 말한다.

당시 식약청은 원본자료가 파손, 분실됐기 때문에 조작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제약사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명단 공개도 거부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업체들이 자료를 고의로 파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 후 의사협회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예상되는 업체의 손해보다 국민의 알권리와 의사의 선택권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이끌어내 식약청으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 공개할 것이냐다. 의협이 법률사무소에 자문을 구한 결과 "식약청에서 받은 자료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받았다.

의협이 회원들에게 '처방자제'와 같은 의견을 첨부하거나 자료를 가공한다면 제약사와 소송에 휘말릴 위험이 크다는 판단이다.

결국 의협은 28일 해당 목록에 어떤 '의견'도 첨부하지 못한 채, 제품명과 회사명, 성분명 등 기본 정보만 담긴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 여기에 왜 원본자료가 분실 혹은 폐기됐는가에 대한 제약사의 '소명'도 싣기로 했다.

즉 해명자료가 있는 품목과 없는 품목만을 구분해 발표하는 셈이다. 소명자료가 없다면 조작 의혹이 더 짙다는 인상을 주려는 것인데 그렇다고 "이 약들을 처방하지 말자"고 밝히진 않을 예정이다.

이런 보수적인 결정은 만일에 있을 제약사와의 소송과 '확신도 없이 업체에 피해만 줬다'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하는 까닭이다.

때문에 당사자인 제약업계에선 "특정 회사만 대상이 된 것도 아니고 품목수도 워낙 많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웬만한 제약사들은 이런저런 소명자료를 모두 제출할 것이란 점, 또 의협이 적극적으로 처방자제 운동을 벌이지 않는다는 점 등이 이런 의견의 근거다.

파괴력을 '최소화' 하면서도 굳이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사실 의사협회 내부 사정 때문이다.

자료 공개를 미루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제약사의 로비' 같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또 이 자료가 공개될 경우 복제약 품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이는 현재 정부가 진행중인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의사협회 내부에서 자료공개 요구 목소리가 많았다.

성분명 처방은 복제약 품질확보를 기본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의사의 약 선택권을 약화시키는 이 제도를 의사들은 강력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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