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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대학가 '투자동아리'

최종수정 2008.06.20 10:30 기사입력 2008.06.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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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가치투자연구회(RISK)회의실, 대학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주식의 재야고수 20여명 사이에 열띤 논의가 오고가기 시작했다.

"1800선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주가 하락 이면에 나타나는 시장 변동성을 분석하고 시장에 영향을 받지 않을 기업을 찾아내야 합니다"

"대체에너지 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어요. 아무래도 고유가 때문에 기업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있는데, 반대로 힘을 얻을 기업들은 대체에너지분야가 아니겠어요?"

경영, 경제, 공학, 이학, 인문 계열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RISK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세션에서 현 주식시장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나누었다. 일주일에 한 번 자리를 함께하는 이들 회원은 기업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투자 운용 방안을 논의한다. 이른 바 '대학내 작은 투자운용사'가 운영되고 있는 것.

대학가 주식동아리가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 개인투자가를 중심으로 수익률 창출에 집중해 왔던 이들 동아리가 기업분석 활동을 보다 치밀히 행함으로써 가치투자가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벌이는 활동인만큼 올바른 투자관을 선도하겠다는 게 이들의 굳건한 목표다.

실제 이들 동아리는 투자보다 기업과 산업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며, 이들이 작성한 보고서는 증권사에서 적극 검토하고 활용할 정도로 신뢰성을 얻고 있다.

3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서울대 투자연구회도 10년의 경험을 쌓아가는 사이 업계에서 인정하는 전문적인 기업분석안을 내놓게 됐다. 국내 한 제약사의 경우 이 동아리의 기업분석보고서를 투자자를 위한 투자정보로서 자사(自社)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했다.

투자연구회 회원인 이강빈(경영학과, 4학년)씨는 "최근 동아리에서 가치를 분석해 발표한 기업이 동아리 출신 선배가 진출한 증권회사에서 실사에 들어간 사례가 있었다"며 "이 외에도 많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우리 연구회의 보고서를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양대 '스탁워즈'는 지난해부터 회원 자금을 모아 자체 펀드도 운용하고 있는 등 활발한 투자와 분석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태영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회장은 "1시간 발표하기 위해 신사업 계획조사, 기업 재무제표 분석 등 10시간 이상 준비한다"며 "단순히 재테크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가치있는 기업, 가치있는 종목을 가릴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평소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과거에 주식 투자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봤었으나 최근 신세대들이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투자가치관을 잡아나가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며 "또한 무조건 싼 가격의 주식을 찾기 보다 가치주를 찾는 데 대학투자동아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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