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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진重 필리핀 수빅조선소 가다

최종수정 2008.06.20 13:32 기사입력 2008.06.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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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빅1호선’ 건조.. 총39척, 34억불의 건조물량 수주

한진중공업의 필리핀 수빅조선소 전경

“필리핀 인력으로 첫 선박의 시운전이 사고 없이 마무리가 되면서 선주 역시 안도의 한숨을 쉬던 군요. 당초 사고를 우려해 필리핀 인력은 한명도 태우지 않으려고 했으나 향후 현지화율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80명을 태웠고 결론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찬형 한진중공업 시운전 팀장은 “2박 3일간의 시운전 동안 꼬박 밤을 세며 점검을 했다”며 “동승한 필리핀 인력들도 자신들의 힘으로 대형선박을 제조했다는 것에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력생산기지를 필리핀 수빅으로 옮김 한진중공업. 1년여 만에 필리핀 현지 법인인 HHIC-Phil의 수빅조선소에서 첫 선박을 성공적으로 건조 완료했다.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한 1호 선박은 그리스 디오릭스(Dioryx)사에서 수주한 43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 지난해 3월 착공됐으며 올 6월초에 진행된 해상시운전에서 선급 및 선주사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불과 2년 전만해도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수빅만은 그야말로 황무지나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2006년 5월 수빅만 70만평 부지에 1, 2단계의 공정으로 건설을 시작했고, 조선소 건설공사는 착공 후 불과 18개월만인 2007년 12월, 1단계 공정을 완공했다.

또한 선박 생산은 2007년 3월 첫 선박인 4300TEU컨선 스틸커팅을 시작으로, 6월 첫 번째 블록 생산, 9월 탑재식, 그리고 오는 2008년 7월 마침내 수빅조선소 1호선을 명명 인도할 계획이다.

1단계는 길이 370m, 폭 100m, 깊이 12.5m의 5도크와 1.6km에 이르는 안벽시설, 2기의 초대형 골리앗크레인과 공정별 크레인, 그리고 1,000m에 이르는 조립공장, 도장공장, 철구공장 외 사무동, 케이터링 센터 등 생산설비를 완비했으며 5도크를 중심으로 강재 절단에서 탑재에 이르는 전 공정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다.

또한 현지에 건립운영중인 2500여명을 동시에 교육훈련을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용접, 도장 및 각 분야별 일반ㆍ전문 기능인력에서부터 설계직 등 고급 기술인력에 이르기까지 현지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2008년 하반기를 목표로 추가 생산설비 및 복지시설 등이 들어설 2단계 공사 또한 계속 진행하고 있다.

박규원 사장은 “올 하반기에 2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수빅조선소 가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며 “조선1번지인 부산 영도조선소와 전략적으로 연계 운영함으로써 향후 건조능력을 연간 70여척 규모로 늘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빅조선소는 1만28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비롯해 총39척, 34억불의 안정적인 건조물량을 확보했으며 수빅1호선은 필리핀의 아로요 대통령이 직접 명명자로 나서기로 결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국내 영도조선소의 설비 제한으로 인한 대형 고부가가치선박 건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신조선 경쟁력의 증강과 동시에 플랜트 및 건설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나가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실제로 26만㎡(8만여평)에 불과한 좁은 부산 영도 조선소 부지로는 660만㎡(200만평)의 현대중공업과 500만㎡(150만평)의 삼성중공업과 어깨를 견주는 데 한계가 있었다. 조선 산업에서 순위를 매길때 선박을 어느 정도 수주하느냐가 중요하지만 이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 요소는 조선소의 규모와 크레인의 크기다.

한진중공업이 ‘조선 1번지’라는 별칭을 사용하면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것도 바로 협소한 영도조선소 때문이다. 이번 수빅조선소의 완공은 해외 진출보다는 더 큰 뜻을 펼칠 수 있는 한을 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2단계가 완료되는 오는 하반기가 되면 국내 조선 3사인 현대, 삼성, 대우에 버금가는 연간 7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수빅조선소와 함께기존 한진중공업의 영도 조선소 25만톤을 합하면 100만톤에 가까워진다”며 “이제는 초대형 선박 수주를 받는데 제약이 없어 글로벌 조선사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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