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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집값 반년새 20% 폭락 '거래실종'

최종수정 2008.06.20 15:58 기사입력 2008.06.2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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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도 줄줄이 폐업.. '중국版 서브프라임' 우려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의 고급 아파트단지인 왕징(望京) '클래스'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모(49)씨는 최근 부동산 폭락으로 인해 한 숨만 푹푹 내쉬고 있다. 지난해 여름 왕징 '클래스'에 입주, 꿈에 그리던 고급 아파트를 매입한 뒤 한국과 일본 등지를 오가며 화장품 사업을 해오던 이씨는 최근 회사가 자금압박을 받아 회사경영이 어려워지자 아파트를 급히 매물로 내놨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단 한사람도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걱정이 태산같다.
 
이씨는 "지난해 7월 ㎡당 2만5000위안(약 375만원)씩 주고 클래스 아파트를 샀지만 지금은 2만 위안에 매물로 내놓았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200㎡형으로, 입주 한지 채 1년도 안돼 1억5000만원 가량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왕징의 또 다른 고급 아파트단지인 화딩스자(華鼎世家)에도 부동산 폭락의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6년간 3차에 걸쳐 분양된 이곳에는 당초 10여개의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몰려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 두 곳만 영업을 할 정도로 분위기가 썰렁하다.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거래가 아예 실종됐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달에 5건 가량의 거래가 있어 그나마 견딜만 했지만 올 들어선 매달 1건도 성사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올해들어 중국 대도시의 집값은 계속 떨어지는데도 주가 하락과 은행 대출 억제 등으로 인해 돈줄마저 막히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저가에 쏟아지는데도 이를 사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외국인 집중 거주지역인 우다커우(五道口)나 둥펑(東風)도 사정은 비슷하다. 건설회사들이 외국인과 중산층을 겨냥해 신규 주택을 계속 공급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중국정부가 은행 대출을 억제하면서 외국인의 부동산 보유를 '거주 목적 1채'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부동산정책을 쓰는 바람에 매기가 영 살아나지를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이징통계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분양주택 면적은 369만3000㎡로, 전년 동기 대비 46.1%나 줄어들었다. 5월 한달간 매매가 이뤄진 주택수는 7758채로 올 들어 최고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의 9881채에 비해서는 무려 2123채(21.5%)나 빠진 상태다.
 
베이징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중국 남부 선전지역에서 불기 시작한 부동산 버블 붕괴는 무서운 기세로 인근 대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선전의 경우, 지난해 말 1㎡당 평균 1만7000위안 하던 부동산가격이 최근에는 1만2000위안 선으로 급락했다. 불과 반 년도 안돼 부동산 가격이 30%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상하이(上海)의 부동산시장도 휘청대기는 마찬가지다.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동방조보에 따르면 구베이(古北), 징안(靜安), 황푸(黃浦) 등 중심가에서 거래량이 위축되면서 일부 주택가격이 최근 2개월 동안에만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불안한 경제 환경과 부동산 공급 과잉 등이 우선 꼽힌다. 이밖에 ▲주가 하락 ▲신용 위기 ▲은행의 긴축정책과 대출 규제 ▲분양대금 회수 지연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구입 희망자는 넘쳐나고 있지만 은행 대출이 막혀버린 데다 향후 부동산시장이 불투명해 사람들이 부동산 매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대출 비중이 높은 금융기관들도 타격을 입게 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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