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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틈만나면 통신료 인하 압박.. 동네북이 된 '통신요금'

최종수정 2008.06.13 10:50 기사입력 2008.06.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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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투자 축소 계획.. 경쟁력 악화 불가피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추진이 압박을 넘어 강제로 치닫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적어도 통신 부문에서는 ‘비지니스 프랜들리’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주 한나라당과 정부가 이번주 물가안정 대책중 하나로 통신요금 20% 인하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뒤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심지어 감사원까지 나서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정부의 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진다면 회사 생존 차원에서 시설 투자 계획의 축소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축소가 현실화 한다면 중장기 미래 전략산업인 통신분야의 경쟁력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통사들은 지난 12일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처분 요구서는 요금 인하 압박을 위한 정부의 새로운 카드로 보고 있다. 요구서는 지난해 10~11월 옛 정보통신부 산하 통신위원회에 대해 실시한 감사 결과로 갑자기 발표된 것이다. 내용의 대부분이 이동통신 요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적한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01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가 CDMA 2000-1X망, EV-DO망을 도입하면서 데이터 서비스 요금을 시간제(서킷)에서 용량제(패킷)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음악 다운로드 시험결과 2001년 시간제 요금을 적용할 경우 적정요금은 0.05원인데 반해 용량제로 환산한 적정요금은 패킷당 4.55원으로 이통사가 91배나 많은 요금을 부과했다는 것.

또한 이통 3사가 1회 통화 사용량을 10초당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는 과금체계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실제 통화하지 않은 평균 5초의 요금을 추가로 부과하고 있다면서 1초당 과금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통 3사는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기존 통신망인 IS-95A·B망은 물론 신규 통신망인 cdma2000-1X망도 함께 테스트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요금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용량제 채택 배경에는 시간제로 요금을 책정할 경우 느린 데이터 전송 속도로 인해 용량제에 비해 더 비싼 요금을 부과할 수 밖에 없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을 수용한 측면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10초당 요금제의 부당성을 제기하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1초당 과금제를 운영하는 국가들은 발신후 수신인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의 대기시간도 요금에 포함시키는 ‘콜 셋업 요금(Call Setup Charge)’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10초 대신 1초 단위로 과금해도 소비자가 지불하는 요금 수준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통위가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이동통신 요금 인하안을 발표한 11일에는 공정위가 담합 등 불공정 행위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이통사를 대상에 포함시켰다. 공정위는 이통사의 요금체계의 적정성 여부 및 이통사가 대리점과 부당한 계약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인데 그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 지 이통사들은 좌불안석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업계가 추진해온 요금인하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지 않은 채 소비자들이 제기한 불만에만 초점을 맞춰 무작정 요금을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서민지원이란 본래의 취지보다 국정 현안 타개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통신요금 인하를 관철시키겠다는 정부의 초조함이 자칫 산업이 화를 입을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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