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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것은 위험하다' 고정관념 버려야"

최종수정 2008.06.13 11:30 기사입력 2008.06.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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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원 한성대학 교수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우리나라 관료조직이 아직도 '다른 것은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로마제국의 개방성을 배워 유연하고 유능한 관료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즘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 읽고 있다. 로마 융성의 요인을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로마가 오직 군사력만으로 거의 천년 동안이나 그토록 많은 타민족을 제압할 수 있었을까?

지성 측면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켈트족보다 못하며,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츠타고인보다 못했던 로마인들이 어떻게 어느 다른 민족보다도 뛰어난 국가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일단 로마인들은 다른 민족의 다른 종교까지도 인정하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즉, 다른 민족의 핵심까지도 인정을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치체제에 대한 개방성까지 더하였다.

왕정, 귀족정, 민주정 중 어느 정치체제 한 가지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집정관 제도를 통해 왕정의 장점을 활용하였고, 원로원 제도를 통해 귀족정의 장점을 살렸으며, 민회를 통해 민주정의 장점을 살렸다. 마지막으로, 로마인들은 라틴족에 대해서는 출신지를 따지지 않고 시민권을 부여했으며, 적국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일정 기간 로마에 살면 시민권까지 부여했다.

반면, 그리스에서는 그리스인이 아닌 민족을 야만인(바르바로이)이라고 불렀을 뿐만 아니라, 같은 그리스인라도 스파르타 출신이 아테네의 시민권을 얻는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관료조직은 어떠한가? 수 천년이 지난 지금도 '다르다는 것은 위험하다'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능력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 고시출신이냐 비고시냐, 코드 등이 우선시 되고, 다른 직종 출신의 공직 진출은 제도로만 되어 있지 실질적인 진출은 아직도 요원하다도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에서 나타난 국정운영의 난맥상은 최고 국정 운영자의 리더십 등 여러 가지 차원에서 지적될 수 있겠지만, 우리 관료조직의 폐쇄성 역시 금번 정책실패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국제협상시 국익 측면에서 유리한 결과를 도출되게 하려면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유연하고 유능한 공직자들이 협상 테이블과 그 협상 테이블 이전의 단계에서 기여를 해야 한다.

이번의 쇠고기 협상이 그렇지 못한 졸속협상이었다는 것은 '번역'조차 제대로 못하고 협상에 임했다는 것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앞으로 장기적이고도 실효성 있게 인력자원개발에 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하여 유연성을 갖춘 유능한 관료를 키워내지 못한다면 제 2의 광우병 사태가 없다고 보장할 수 없다.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사태'는 유연하고 유능한 관료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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