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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이토록 사랑스러운 스무살(인터뷰)

최종수정 2008.06.13 02:31 기사입력 2008.06.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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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스무살. 영원히 머물고 싶을 만큼 달콤하지만, 그 다음 세상이 궁금해 참기도 어려운 나이. 미래가 어떠할지 몰라 불안하고, 그래서 설레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괴롭기도 한 시절. 대한민국에서 스무살을 가장 ‘핫’하게 통과하는, 혹은 이를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을 꼽으라면 여기, 원더걸스를 빼놓을 수 없겠다.

‘국민여동생’이란 별명과 ‘깜찍하다’는 칭찬을 두고 “우리 나이 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표현한 이들 당찬 소녀 5인방은 ‘난 너무 예뻐’ ‘난 너무 매력있어’ 등 아무나 소화하기 어려운 가사들로 이뤄진 신곡 ‘소 핫(So Hot)’으로 각종 가요차트 1위를 장악한 상태다. 지난 10일 멤버 중 선미가 과로로 인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여 인터뷰는 나머지 네명의 멤버들과 진행됐다. “스케줄이 너무 많지 않냐”고 운을 떼자 “다 우리들을 위한 것들인데요, 뭐”라고 답하는 원더걸스. 보통의 스무살은 절대 아니다.

(멤버 중 유빈은 지난달 성년의 날을 맞았고, 선예와 예은은 올해 스무살이 됐다. 막내 소희와 선미는 고등학교 1학년이다.)

# 우리는 각종 매력의 합집합

여성그룹의 이름 앞에는 ‘청순’ ‘섹시’ 등의 수식어가 붙게 마련이지만, 원더걸스를 꾸며주는 단어는 주로 ‘개성있다’는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예쁨’보다는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는 뜻. 원더걸스는 개성있다는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우리 멤버들의 외모는 개인 편차가 크다고들 해요.(웃음) 다섯 명이 공통된 이미지도 별로 없고요.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같은 매력들이 교집합처럼 뭉친 것보다는 다양한 매력이 합집합으로 널리 퍼져있는 게 좋잖아요? 다섯 명이 같은 노래를 부르지만, 각자 다른 색깔을 낼 수 있으니까요.”(선예)

소희도 쑥스러운 표정으로 “개성있다는 게 안 예쁘다는 뜻은 아니니까요”라고 덧붙인다.

그래도 한창 외모에 민감할 시기이긴 하다. 멤버별로 유달리 신경쓰는 컴플렉스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인 유빈은 화장품을 이중, 삼중으로 정성껏 바르고, 선예는 자신의 다리가 안 예쁘다고 느끼는데다 짧은 옷을 싫어해서, 몸 중에 가장 하얀 부분이 바로 다리이기도 하다. 햇볕을 볼 일이 없기 때문.

소희는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몸에 흉터가 많다는 것, 예은은 얼굴과 몸에 좌우대칭이 잘 맞지 않다는 게 스트레스다. 선미는 너무나 말라서 별명이 젓가락이었는데, 요즘은 고등학생이 돼선지 몸매가 ‘쓸만해졌다’고, 선예가 전했다. 한참 외모 이야기로 떠들던 원더걸스의 결론은, ‘그래도 단점이 있어 노력할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다.



# 국민여동생, 알고보니 애늙은이?

여동생 같은 매력으로 또래 남학생은 물론이고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았지만, 실제 만나본 원더걸스는 ‘애늙은이’에 가까웠다.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꾹꾹 눌러담아 진지하게 말하는 모습이, 철없는 30세보다 나은 듯도 하다. 소속사 연습생 시절부터 일찍 시작된 사회생활. ‘언니’는 멤버들에게 모범이 되려고 자신을 채찍질하고 ‘막내’는 언니들에게 누가 될까봐 다시 한번 힘을 낸다.

“가끔 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게 보일 때가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말해줄까 하고 고민하다 보면, 그 원인이 제 자신인 거예요. 제가 본보기가 못돼줬구나 싶어서 먼저 모범을 보이려 해요. 물론 하기 싫은 일도 있죠. 하지만 누군가 제게 뭔가를 시켰다는 자체가, 그 분이 제 능력을 믿어주는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려 해요. 음. 애늙은이라는 소리는 이제 익숙해요.(웃음) 아마도 제 환경이 절 그렇게 만들었겠죠?”(선예)

“더 어렸을 땐 ‘하기 싫은데’ 하고 투덜거렸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그 때마다 멤버 언니들을 보며 제 자신을 가다듬었어요. 제 앞에서 언니들은 더 힘든 일을 해내고 있었으니까요. 저 혼자서는 정말 어려웠을 거예요.”(소희)

이성친구에 대한 관심도 팬들의 지지에 대한 보답, 다음 차례다. 다섯 명이 모여 ‘우린 언제 남자친구 사귀어보나’하고 신세한탄하지만, 그 뿐. 모든 걸 가질 순 없다는 진리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친구들의 연애 스토리를 듣고 조언해주는 건 좋아해요. 그럴때 조금 친구들이 부럽긴 한데요. 때가 되면 언젠가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얼마 전에 성년의 날을 맞은 유빈 언니는 좀 불쌍해요.(웃음) ‘꽃다운 나이에 연애도 못하고 어떡해’라고 놀리곤 해요.”(선예)

“우린 언제 연애해보냐고 한탄을 하는데, 사실 답이 없죠. 이미 우리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한 사람의 사랑은 포기해야죠.(웃음)”(예은)

유빈은 최근 만나본 이상형, 양동근과의 첫 만남이 영 아쉬운 눈치다.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만났는데, 멤버들이 절 억지로 옆자리에 앉히는 거예요. 더 어색해서 한마디도 못했어요.”(유빈)

“맞은 편에 앉혔어야 했다”며 깔깔거리던 원더걸스는 이상형인 차인표, 박해일, 안성기, 신하균을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고 불평이다.



# 우리 능력? 우리도 몰라

스무살을 괴롭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무궁무진한 가능성은 가끔 공포스럽기도 하다. 원더걸스도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큰 변화가 생기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20년 후엔 뭐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기도 어렵다.

“정말 상상이 안돼요. 저희가 데뷔한지 1년4개월이 됐는데 정말 많은 게 변했잖아요. 다들 결혼은 했겠죠. 아이도 있을테고. 그 외에는, 정말 모르겠어요.”(예은)

하지만 ‘불투명한’ 미래는 원더걸스를 설레게 하기도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신난다는 반응이다.

“박진영 PD님께서 늘 ‘내가 여기까지 온 건 어떠한 목표를 세워서가 아니라 내가 어디까지 갈까 하는 호기심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세요.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우린 그 어떤 목표도 정해두지 않았거든요. 그냥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우리도 예상치 못했던 성과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선예)

미국 진출 및 아시아 프로모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

“열심히 하다보면 국민 여러분께서 신뢰를 주실 것이고, 그러면 굳이 저희가 ‘세계로 가자!’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리라 믿어요. 우선 저희 스스로가 실력을 더욱 쌓아야겠죠.”(선예)

같은 맥락에서 이번 싱글에 대한 부담감도 최소화했다. 지난해 온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텔미’ 열풍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한 것이 아니라, ‘텔미’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는데 의견을 모았기 때문. 실제로 원더걸스는 당당하고 자신있는 섹시 컨셉트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소 핫’으로는 우리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텔미’보다 잘돼야 한다기보다는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 거죠.”(소희)

원더걸스는 끝까지 ‘걸’로 남아 대중과 가까이 호흡할 전망이다. 20대 후반, 30대가 돼도 상관없다. 원더걸스는 “나이가 들어도 우리는 원더걸스에요. 스파이스 걸스, 데스티니스 차일드도 있잖아요?”라며 자신있게 웃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nomy.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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