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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남친엔 미안하지만 촛불집회 계속 나갈래요^^

최종수정 2008.07.18 07:28 기사입력 2008.06.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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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쉬운 경영학 전과? 단호한 No

[나의 스무살을 말한다] 정유나 한양대 국어국문과 2년

정유나 한양대 국어국문과 2년

10일 오후 7시 시청. 촛불집회 인파들로 숨쉬기도 힘든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한양대학교 국문과에 재학중인 정유나 양(20). 이제 스무살인 그녀는 요즘 유행하는 뱅스타일 머리에 레이스가 달린 하얀 셔츠를 입었다. 20년 전이라면 ‘집회’가 아니라 어느 다방에서 미팅을 할 차림이다.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영 제멋대로라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를 빌어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엔 10대들과 주부들이 자유발언대에서 'FTA' '대운하' 등의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마냥 신선해 보였다. 순수하게 가치를 공유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보는 내내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틈틈이 짬을 내 집회에 참여한 게 벌써 5번이다. 영화관 갔다 나오는 길에 무리에 동참해 자정을 넘긴적도 있다. “시위가 계속 되면서 ‘논리’보단 ‘감정’에 치우친 집회가 되고 있는 거같아요. 처음에 함께 참여했던 10대가 뒤로 밀려나 무력감을 느낄까 걱정이에요”

하지만 유나씨에겐 더 큰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2월에 전경으로 입대한 남자친구. 마구잡이식으로 전경을 마녀사냥하는 군중이 두렵다. 6일 집회에선 시민들이 전경버스를 밧줄로 묶어 끌어내며 전경더러 ‘쥐XX 같은 놈들’이라고 욕하는데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그런데도 왜 집회에 나오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자신의 의사는 묻어두지 않고 밖으로 드러내야 한다고 봐요. 인터넷으로 클릭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가족이 반대해도 나올 거에요“라고 당찬 의지를 보인다.

스무살 여대생 유나씨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영화비평가의 꿈을 가지고 국문학과에 다니는 그녀는 종종 주위의 친구들을 보고 놀란다. 들어오자 마자 전과하고 싶어하는 신입생들이 있더라는 것.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지배하는 세대에요. 그래서 문과쪽으론 일종의 패배주의가 있죠. 하지만 경영학으로 전과하는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그것조차 취업난이 만든 또 하나의 '환상'인 것 같아요. 거기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그녀는 요즘 아르바이트를 ‘학업에 지장이 갈만큼 하고 있다’고 한다. 쇼핑비 마련 등의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학연수를 자기힘으로 가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

“모든걸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나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어요. 외국에 가면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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