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설익은 민생대책] 환경은 '뒷전'...공장짓기가 최고?

최종수정 2008.06.11 15:49 기사입력 2008.06.11 15:36

댓글쓰기

10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푸대접을 받은 '고유가 대책'에 이어 정부가 두 번째 대책으로 내놓은 '기업환경개선 추진계획'마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정부는 '칠성급 호텔'과 같은 기업환경을 갖춘 국가로 탈바꿈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47개 과제를 확정, 발표했지만 출총제 폐지, 법인세율 인하 등 일부는 이미 발표된 내용이거나 장기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기업규제 완화=공장짓기?

특히 여의도 면적의 109배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 대폭 완화 및 해제와 전국에 3300㎡(1000만평) 임대산업단지 용지를 제공키로 한 데 대해 논란이 크다.

그동안 접근이 제한됐던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그린벨트에 못지 않게 환경적으로 가치가 있지만 인,허가마저 지자체에 내주면서 난개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실천연합회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무조건 환경만 생각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책은 고시를 위한 전시행정이 아닌가 싶다"며 "군사시설보호지역의 특성을 살려 수목원이나 생태공원 등 내재가치를 잘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교통시설도 열악한 군사시설보호지역에 공장을 지으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실효성에 의심이 간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 같은 정부 규제완화 혜택이 집중되는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재차 들썩이며 거품을 키울 가능성도 클 뿐만 아니라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지자체 '엇박자'

이뿐만 아니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는 기존 지차체 안과 배치되는 것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토지규제 완화와 관련, 건설공사 현장의 권외광고물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공사중인 가설 시설물에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미 옥외 펜스에 불법적으로 광고를 하고 있어 법적으로 양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6일 아파트, 주상복합 등 외관에 아파트 브랜드나 건설사 로고를 넣지 못하게 하는 '공동주택 심의기준'을 발표했다. 서울시 안에 따르면 앞으로는 다 지어진 아파트라도 벽면에 래미안, 푸르지오 등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다.

결국 다 지어진 아파트에도 브랜드 광고를 못 하도록 하면서 건설중인 가건물에 옥외광고물 설치를 허용한 꼴이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재 건물을 짓고 있다던가 준공이 안된 상태에서 진행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면서도 "기업들의 요구가 자꾸 들어오고 기업 활동을 제한한다고 하니까 다시 한 번 전문가에게 검토를 좀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와의 정책 배치에 대해 묻자 "아직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위험성 등을 분석한 이후에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색맞추기 재탕 삼탕....

이밖에 연결납세제도 도입, 법인세율 인하, 지주회사 제도 완화 등은 이미 금융위원회 등을 통해 다 알려진 내용을 '구색맞추기' 식으로 나열한 데 그치고 있다.

반면 대폭적인 규제 완화에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하는 환경관련 규제들은 단 하나도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모두 추후에 논의키로 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관계자는 "취수장 공장설립 규제 완화, 일회용품 사용 허가 등 최근 환경규제가 너무 친기업형으로 바뀌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가 대책의 원칙으로 밝힌 균형성, 맞춤형, 완결성, 지속성 어느 하나도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