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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민생정책] 공급자도 수요자도 꺼리는 '미분양대책'

최종수정 2008.06.11 23:43 기사입력 2008.06.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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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양산된 이유를 정부가 제대로 아는지…" 노골적 불만

"돈이 없어 못사나, 수요없어 못사지…."

6.11 지방미분양대책이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반성론이 나오고 있다. 금융부분을 손 댈 만큼 강도는 세지만 한시적 방침인데다 여론을 의식한 고육지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분양이 이렇게 많이 양산된 이유를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건설사 "땡처리 기분 울며겨자먹기"

분양가를 10% 인하하면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를 10% 높여준다는 조건에 대해 건설사들의 불만이 가장 높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굳이 이 같은 조건을 내걸지 않아도 수요가 적은 지역은 건설사들이 자발적으로 분양가를 인하한다"며 "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특히 기존 계약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다. 건설회사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계약한 수요자들의 반발이 거셀수밖에 없다"며 "분양물량이 60% 정도 팔린 상태에서 추가로 인하는 어려워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와 달리 자금상황이 좋지 않은 지방건설사들은 울며겨자먹기 심정으로 분양가 인하를 단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방의 한 중견건설사 고위 임원은 "어차피 현재의 상태로라면 땡처리로라도 넘겨야 할 지경"이라며 "울며겨자먹기로 정부의 대책에 응하겠지만 실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기허용하고 신용불량자 양산하고?'

이번 대책은 또 일부 시장 잠재력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정부가 투기수요를 어느 정도 허용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양가를 인하하고 대출도 전체 집값의 70%까지 대출해 줄 경우 개발 수요가 있는 배후지역은 투기수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수요자들을 신용불량자로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일시적인 규제완화로 집을 샀다가 향후 또다시 규제를 강화해 집값이 더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집값의 70%를 높은 금리로 대출받은 수요자들은 대출이자 부담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모기지보험에 가입할 경우 LTV 최대치가 기존 80%에서 85%로 높아진다. 또 분양가가 기존보다 10% 인하하게 돼 실제 계약자는 전체 집값의 5%의 자금만 가지고 있으면 집을 살 수 있어 이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시장 읽기 실패한 정책"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정부의 시장 분석기능 실패의 결과라는 강도높은 질책도 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은 돈이 없어 집을 못하던 1998년 IMF 당시와는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장기능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민간전문가는 "지금의 미분양사태는 시장전망을 정확하게 하지 못해 과잉공급한 주택업계의 잘못이 큰 데 정부가 2차례나 나서 대책을 세운 것은 지나치게 친기업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주택업계가 수요예측에 실패해 미분양을 초래했는데 정부가 나서 지원을 한다라는 도덕적 해이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분양가 10% 인하라는 자구노력을 포함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단기적 대책보다는 장기적으로 탄력적 자금풀을 형성할 수 있는 민간아파트 펀드조성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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