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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신업계] ③ 통신관련법 해석 제각각 ‘조변모개’식 정책 되풀이

최종수정 2008.06.11 14:04 기사입력 2008.06.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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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질러’식 발표, 실행도 ‘우왕좌왕’

정부 정책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추진 과정의 투명ㆍ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중심을 잃고,부처간 알력까지 벌어진다면 기업의 불안감은 증폭될 수 밖에 없다.

800MHz 주파수 문제는 지난 2000년 당시 SK텔레콤이 신세기 통신을 인수할 때부터 제기됐다. 업계는 양사가 사용한 800MHz를 인수후 SK텔레콤이 독점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기업결합심사를 담당했던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외면한 채 시장 점유율 규제만 초점을 맞춰 인수를 승인했다.

그로부터 8년 후 공정위는 뒤늦게 이런 우려를 해소시키위해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으로 800MHz를 들고 나왔다. 800MHz 주파수 소유권 만료가 되는 2011년 6월말까지 순차적으로 매년말 주파수 여유 대역을 반환해 다른 사업자에 재배치하고 로밍하라는 조건이다. 공정위가 8년전의 결정을 스스로 번복한 셈이다.

하나로텔레콤 사태로 불거진 텔레마케팅(TM)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의 최대 불만사항인 TM문제에 대해 합법적인 TM이 어디까지인지 정보통신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정통부는 지난해 8월 7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한 설명회에서 '대리점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ㆍ처리 행위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에 관한 계약 이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이므로 이용자에게 통지하는 경우 별도의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해석은 해당 법조항과 일치하지 않았다. 정보통신망법 25조 2항(개인정보 취급 위탁 업무 내용)은 개인정보 동의절차 예외의 경우에 대해 '서비스의 제공에 관한 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고 명시하고 있다.

경찰은 위탁은 AS, 택배 등 본래의 서비스를 이행하기 위한 것에 해당할 뿐 새로운 상품이나 이와 연계된 신용카드 등 제휴사 상품 판매는 반드시 동의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 고객정보를 TM업체에 넘긴 하나로텔레콤이 불법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정통부를 흡수해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는 경찰과의 이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고, 대신 5월초 하나로텔레콤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 조사를 개시했다.

통신요금 인하 문제는 전 정권, 현 정권 모두 청와대가 주무부처인양 다루고 있다. 지난해 9월 4일 노무현 정부 마지막 정통부 장관이었던 유영환 장관 취임식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유 장관이 "통신요금 결정 방식은 시장경제 원리를 중심으로 전환하되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취임사를 밝혔지만 청와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일부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검토중"이라고 상반된 지침을 발표했다.

주무부처의 정책기조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업계의 의견도 무시한 채 벌어지는 청와대와 국회의 요금 인하 압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각기 다른 정부 기관별 '질러보자식' 발표로 업계 현안은 얽키고 설키면서 결국 모든 피해는 통신업계가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정책의 불확실성"이라면서 "기업이 예측가능한 가운데 소신껏 미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여론만 쳐다보지 말고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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