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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표시제 폐지..업계간 '희비교차'

최종수정 2008.06.11 10:43 기사입력 2008.06.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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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책임소재 없어져" VS 주유소 "정유사 과점체제 해소"

고유가와 물가상승, 이중고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위해 마침내 정부가 '상표표시제(폴사인제) 폐지'라는 칼을 뽑아 들었다.

이는 기존의 '정유사-대리점-주유소'식 유통구조가 정유사들의 가격경쟁을 막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9일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경쟁원리 도입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주유소 상표표시제도(폴사인제)'를 폐지한다고 발표하고, 관련 법률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상표표시제'는 주유소에서 파는 제품 품질은 정유사가 책임진다는 취지로 1992년 도입됐으며, 주유소가 SK에너지를 비롯한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특정 정유사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제도다.

정부는 상표표시제도 폐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정유사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기름값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조치를 두고 향후 석유제품 품질에 대한 책임 소재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상표 표시가 사라지면 석유제품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 일부 주유소들의 저질 기름을 섞어 판매하는 혼유상품이 시중에 유통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정유사 상표가 사라지면서 정유사들이 고수했던 신용카드 사용 할인혜택 등 기존 마케팅이 무의미해져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정부 정책이라 지켜보고 있다"며 "상표표시제가 폐지될 경우 가장 먼저 품질에 대한 책임 공방이 모호해지므러,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정유사 상표가 없어지면 현재 시행중인 정유업체들의 특화된 서비스 마케팅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져, 각종 신용카드 혜택이나 포인트제도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고 덧붙였다.

상표표시제도 이후 새롭게 개정될 법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상품표시제도는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권을 보장해주는 제도"라며 "현행 법상으로도 주유소들이 정유업체들의 상품을 복수 취급할 수 있도록 보장되고 있는데, 굳이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권과 서비스마케팅 권리를 침해하면서까지 이같은 법안 개정이 필요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거둘 수 있는 석유제품의 가격인하 효과가 신용카드 할인 등 기존제도를 통해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는 혜택보다 큰지도 따져봐야 한다"며 "제도가 바뀌면서 빚어질 각종 부작용에 대한 대책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유소업계는 이번 상표표시제도 폐지를 내심 반기고 있는 눈치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이번 제도의 근본 목적은 정유사들의 과점체제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상표표시제가 없어지면 좀더 유리한 조건에서 정유사와 공급계약을 맺게 돼 석유제품의 가격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유업계에서 제기한 품질 우려에 대해서도 "불량 기름을 섞어파는 혼유는 극히 비양심적인 주유소에서 발생할 일"이라며 "정유사들은 물류비를 줄이기 위한 명목아래 생산된 제품을 맞바꾸면서 주유소에서 혼유하는 것은 안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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