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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어도 말뿐인 지방분권

최종수정 2008.06.11 11:15 기사입력 2008.06.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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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도시 건설·공공기관 지방이전 재검토설

[官 그들을 뛰게하자]

지역균형발전 정책인 혁신도시 건설이 흔들리고 있다. 새 정부는 총선에서 의석 과반수를 획득하자마자 혁신도시 건설사업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재검토설을 흘렸다. 각 지자체와 지역경제는 큰 혼란에 빠졌다. 이런 틈을 타 가뜩이나 지방이전을 반대했던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결정여부에 따라 안 내려갈 수도 있다"며 이해타산을 고민하는 움직임도 역력하다.

허남식 부산시장 등 각 지자체장들은 최근 잇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된 각종 논의를 전면 중단하라"면서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건설에 대한 강한 실천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맹공에 나섰다. '실용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덜 익은 정책으로 국론 분열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시키는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는 반발인 셈이다.

결국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혁신도시 전면 백지화가 아니라 실효성 있게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지역민심이 현 정권으로부터 돌아서는 도화선이 됐다.

◆ 균발위장에 수도권 옹호론자 임명 = 정부의 혁신도시 재검토,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전면개정 등의 정책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데는 지난달 27일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 '수도권 옹호론자'로 알려진 최상철 서울대 명예교수를 임명한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최 위원장 임명에 대해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충청권시민사회단체가 들고 있어났다. 연대회의 충청권지방분권국민운동은 "이명박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차라리 균형발전위원회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상철씨를 국가균형발전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지방의 요구를 무시하는 이명박 정권의 지방민 모욕이자, 현 정권이 추진하는 지방균형발전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수도권 규제 완화정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방경제 정책 및 사업에서 정작 중요시해야 할 지자체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자칫 중앙과 지방정부의 대립과 갈등으로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 지방정책 추진 혼선..전문가 필요 = 지방정책 추진체계에도 문제가 많다. 당초 광역경제권 구축은 청와대에서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해당 업무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균발위)로 이관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격도 낮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5+2광역경제권 정책에 이어 선벨트(SUNBELT)사업까지 발표해 지방정책 혼선이 심화되면서 지자체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 전국을 5대 광역경제권(수도권,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과 2대 특별광역경제권(강원권, 제주특별자치도)으로 나눠 지역발전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광역권 추진기구의 구성방식과 예산배정 및 중앙정부 권한 이양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전무하다. 반면 수도권 규제완화는 속도를 내고 있다. 새 정부는 17대 국회에서 추진했던 수도권 정비계획법 개정안을 18대 국회 개원과 함께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발전연구원 강영훈 산업경제부장도 "광역경제권 정책은 수도권 규제완화를 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면서 "지역에서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지방정책의 실종에는 서울시청을 비롯, 서울(S)ㆍ수도권 위주의 인맥을 통한 인사 실패가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 전ㆍ현직 공무원들이 청와대 등 중앙정부 고위직에 대거 발탁되면서 'S라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제의 핵심부처인 행안부를 맡고 있는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호 코레일(철도공사) 사장 내정자, 에는 강경호 전 서울지하철공사 사장, 이종상 토지공사 사장 등은 두 사람 모두 S라인 인맥이며 새 정부 초기 낙마한 이춘호 전 여성부장관 내정자, 박은경 전 환경부장관 내정자, 박미석 청와대 수석 등도 모두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인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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