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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통신업계] ② 국회가 시장 발목 잡아

최종수정 2008.06.11 01:20 기사입력 2008.06.1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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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시장의 요구를 법과 제도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중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재판매법)의 17대 국회통과가 무산된 것과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도권의 아날로그적 사고가 통신 시장의 위기를 부르고 있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통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법과 제도를 마련해줘야 할 국회가 오히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국회를 성토했다.

재판매법은 이동통신 사업자가 통신망을 다른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와 대표적 통신규제정책으로 꼽히는 요금인가제 완화를 주 골자로 담고 있어 통신요금 인하 정책의 핵심법안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17대 국회는 법안에 대한 이해부족과 여야간 대립으로 시간만 낭비한 채 결국 18대 국회로 떠넘기고 말았다.

이에 따라 제4 이통사의 연내 진출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MVNO 진출을 준비 중인 한국케이블텔레콤(KCT) 관계자는 "재판매법이 18대 국회에서 처리되더라도 입법예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치면 빨라야 내년 초에나 사업이 본격 시행될 것"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MVNO의 17대 국회 처리가 물 건너 간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MVNO 업계 관계자는 "폐기된 개정안은 통신사들의 망 재판매 의무를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도록 함으로써 후발 주자들의 MVNO 사업 참여를 사실상 제한해왔다"고 꼬집었다. 논란의 '망 재판매 의무화 3년 한시' 규정은 17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무리하게 추가함으로써 후발 사업자들의 반발을 샀다.

업계 관계자는 "망 재판매 의무화 3년 한시 규정은 국회가 통신시장 활성화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17대 국회를 거울 삼아 18대 국회에서는 재판매법이 통신시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의 오랜 숙원인 인터넷TV(IPTV)도 시련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IPTV는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직구성 미비로 몇 달간 허송세월을 보낸 데 이어 업계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뒤엉키면서 스스로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현재 방통위는 이달 중순까지 IPTV 시행령(안)을 확정해 7~8월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뒤 이르면 9월 본 서비스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케이블TV 업계는 "지배력 전이방지, 콘텐츠 동등접근권 등 IPTV 법안이 지나치게 통신업계에 편향돼 있다"고 지적하는 반면 통신업계는 "뉴미디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를 더욱 완화해야 한다"고 맞서는 등 업계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하나로텔레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하면서 IPTV에 검은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당장 텔레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가입자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하나로텔레콤의 하나TV의 경우 지난 5월 가입자 유치가 사실상 중단돼 91만 명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다. KT의 메가TV는 5월에 2만4000명이 증가해 64만명을 기록했지만 5월 이전까지 지속되던 월 평균 6만~7만명 가입자 유치 실적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나TV의 위기는 메가TV에도 영향을 미쳐 IPTV 시장 전체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IPTV산업 활성화를 위해 방통위가 다양한 해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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