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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통신업계 지각변동..버라이존, 올텔 인수선언

최종수정 2008.06.11 11:58 기사입력 2008.06.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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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통신업계에 대규모 지각 변동이 일어날 듯하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미국 통신업계 2위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와 5위 올텔 사이에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올텔은 현재 가입자 132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버라이존이 올텔을 인수할 경우 가입자 수는 총 8000만명으로 늘게 된다.

현재 미국 통신업계 1위인 AT&T의 7100만명을 단숨에 앞질러 업계 1위로 대신 등극하게 되는 것이다.

◆시장상황 악화..사들인 값에 넘긴다

버라이존은 올텔 인수에 최고 281억달러(약 28조5000억원)까지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올텔은 올해 1ㆍ4분기 손실 1억249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3010만달러의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11%, 순증 가입자 수는 38만4941명이다.

사실 올텔의 매각은 지난해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해 11월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와 사모펀드 TPG 파트너스가 올텔을 275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와 TPG는 불과 6개월여만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281억 달러로 올텔을 다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골드만 삭스와 TPG가 올텔을 재매각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결국 시장의 예측대로 된 셈이다. 당시 버라이존은 스프린트 넥스텔과 함께 올텔을 사들일만한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버라이존, 업계 1위 등극..영향력 더 커질 듯

버라이존과 올텔 모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기술 호환성에서 그리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다. 향후 서비스 지역 확장이나 업그레이드 같은 기술 측면의 중복 투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5개 업체에서 4개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그 중에서도 특히 1위로 등극할 버라이존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질 듯하다.

통신업계 전체로 볼 때 경쟁사들이 줄어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은 줄 수 있을 듯싶다. 하지만 인수 비용 조달시 지출되는 이자 비용은 당분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의 켄 하이어스 애널리스트는 "M&A에서 요구되는 이자 비용 증가로 기존 이동통신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같은 투자계획이나 버라이존의 광섬유 케이블 네트워크 전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경쟁 약화..소비자 선택폭 줄어든다

미국 이통업계의 통합 가속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데다 규제 기관들의 역할도 부각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에도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매물 가운데 163억달러 상당의 물량이 상위 2개 업체에 독점됐다.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가 버라이존의 올텔 인수를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인수 협상 자체가 지연되면 차기 정부에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결정이 미뤄질 수도 있다.

미국 하원 통신위원회의 에드워드 마키 위원장(민주ㆍ매사추세츠주)은 "FCC가 버라이존으로 하여금 자산을 매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어떤 업체나 기술도 접목이 가능하도록 망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라이존측 주장에 따르면 이번 합병으로 시장은 더 안정될 것이다. 더불어 올텔 가입자들로서는 좀더 빠른 무선 이동통신 접속과 음악 다운로드 등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선택의 폭은 넓어질 전망이다.

다른 소비자들의 권리는 축소될 듯하다. 미국 소비자 권익옹호 단체인 소비자연합의 크리스 머레이 고문은 "통신업계에서 걸핏하면 경쟁력 운운했지만 경쟁에 따른 일반 소비자 혜택은 점차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레이 고문은 "시장에서 기업의 힘이 막강해졌다는 것은 서비스 가격을 쉽사리 올릴 수 있다는 뜻"이라며 "그 결과 전체 고객 서비스 품질이 낮아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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