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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남자' 빅뱅 태양, "누나팬들이 좋아요"(인터뷰)

최종수정 2008.06.06 11:34 기사입력 2008.06.0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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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가수 태양은 최근 토끼와 거북이에 대한 어떤 책을 인상깊게 읽었다.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가 끝나고 후일담을 꾸며놓은 내용으로, 승리에 심취한 거북이가 껍질을 최첨단으로 바꾸는 등 외형에만 신경쓰다가 달리기의 본질을 잊어버린다는 내용. 거북이 세계에서 퇴출되고 나서야 진정한 경주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된다는 결론이다.

태양은 이 책을 읽고 승리 등 빅뱅의 다른 멤버들에게도 권하는 등 큰 감명을 받았다. 그룹 빅뱅의 일원으로서 '1차 경주'에 당당한 승리한 후, 초기의 열정이 변치 않도록 마음을 다잡고 있는 중이기 때문일테다. 최근 발매한 솔로 데뷔 미니앨범 '핫(HOT)'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한 결과물. 지난해 솔로 앨범 계획을 발표하고도 긴가민가했던, 꿈에 그리던 '마스터피스'다.

# 누나 팬이 많아 좋다

같은 그룹 소속이라도 멤버별로 팬층은 다양하게 마련이다. 태양은 빅뱅 중에서도 유독 20~30대 누나팬들이 많은 편. '누나'들이 대중문화의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지금, 태양의 솔로데뷔도 필연적으로 보인다.

"절대 팬들을 의식한 말이 아니고요. 저도 정말 누나들이 좋아요. 항상 있는 일이긴 한데, 전 아직도 누가 다가와서 저를 만지면 깜짝깜짝 놀라거든요. 그런데 누나팬들은 저 멀리서 지켜봐주세요. 그럼 오히려 제가 다가가서 말도 걸고 그래요. 그 뿐 아니라 편지 한통을 받아도 느끼는 게 많죠. 여자친구로도 연하보다는 연상이 좋을 것 같아요."

누나팬들이라 다른 점은 또 있다. 선물이 매우 실용적이라는 것. 그의 생일에는 냉장고, 키보드 등 굵직한 선물들이 쏟아진다. 태양은 멤버별로 주로 받는 선물이 다 다르다며 조목조목 짚어준다.

"다른 멤버들은 취향이나 성격에 맞게 선물을 받는 것 같아요. 지용군은 옷을 많이 받고, 탑형은 피규어 인형들(웃음), 대성군은 받았다 하면 도라에몽이죠. 도라에몽을 닮았다고 해서.(웃음) 승리는 과자를 많이 받는데요. 다른 멤버들은 아무것도 못받는 날도 많은데 승리가 제일 꾸준하죠.(웃음) 승리가 지난 생일때는 사무실갔다가 밴으로 들어오는 길에 과자를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모자라니까 애들이 봉지를 막 던지더라고요. 나중엔 과자 수백 봉지에 맞던데, 너무 웃겼어요."

# 난 아직 순진한 것 같다

타이틀곡 '나만 바라봐'는 감미로운 멜로디와 달리 다소 파격적인 가사를 담고 있다. '내가 술마시고 연락이 안돼도, 잠시 다른 여자와 눈을 맞춰도, 넌 나만 바라봐'라는 이기적인 내용이다. 작사를 한 테디도 과연 이게 태양과 어울릴까 걱정하면서 건넨 가사다.

"나쁘긴 한데, 그만큼 솔직한 것일 수도 있죠. 그런 속마음을 다 말해버린다는 것도 순진하다는 증거 아닐까요. 보통 남자들은 다 그렇게 생각해도 선수들은 아닌 척 하잖아요. 저도 그런 면에선, 순진한 것 같아요.(웃음)"

순진하다는 단어는 태양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직 여자친구를 한번도 사귀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본의 아니게 '순진한 남자'가 됐다. 어려서부터 가수 준비만 하다보니 연애할 타이밍을 놓쳤단다. 요즘 가장 '핫'한 빅뱅의 멤버면서도 클럽에 가서는 꾸벅꾸벅 조는 '모범생'이기도 하다.

"한창 여자친구들 많이 만날 시기에 YG로 들어왔어요.(그는 13살에 YG 연습생이 됐다) 이후 연습생활도 완전히 '힙합'이었죠. 혼자서 뭔가 준비하고, 한달에 한번씩 테스트받고 꾸지람 듣고. 연습생들끼리 친해질 기회도 별로 없어서 여자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었죠. 빅뱅 데뷔 후엔 더 바빴고요."

기자가 "빨리 연애를 시작하지 않으면 연애세포가 죽어서 연애하기 힘들다"고 하자 "난 절대 그럴 일 없다. 기회만 된다면 정말 자신있다"고 큰소리다.

# 대중과 평단, 둘 다 놓치기 싫었다

태양은 또래 가수들 중에서도 유독 얌전한 편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이야기 해도 목소리가 일정톤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난감한 질문에는 그저 눈웃음 뿐이다. 그래도 조금 친해지면 '개그의 달인'이 된다. 특히 소속사 식구들의 성대모사는 수준급. 말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던지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라고 주위 사람들은 전한다.

"성격은 어려서부터 남자다운 소속사 형들을 보고 자라서 그런 것 같고요. 음악이 나오면 금방 또 바뀌어요. 뮤직비디오 연기도 그냥 하면 민망해서 몸서리를 쳤는데, 음악을 틀어주면 잘했거든요. 뭐든 일단 음악이 나오면 제가 막 신나는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 못지 않다. 이번 앨범으로 대중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굳이 둘 중 하나를 꼽으라면 평단을 택할 정도로 두둑한 배짱도 지녔다.
"아무래도 빅뱅 앨범은 빨리 진행되다보니 아쉬울 때도 있어요.(인터뷰 전날에도 새벽4시까지 빅뱅의 다음 앨범 녹음에 참여했다) 더 공을 들이고 싶은데 시간이 허락치 않는거죠. 이번 솔로만큼은 시간을 두고 제가 갖고 있는 걸 모두 다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특히 안목이 보다 까다로우신 분들께도 만족감을 드리고 싶었고요."

퍼포먼스에도 큰 공을 들였다. 퍼포먼스형 가수라는 말에 기자가 어셔, 저스틴 팀버레이크, 비, 세븐 등 선배가수들의 이름을 꺼내자 사뭇 진지해진다.

"현존하는 최고의 솔로가수들이잖아요. 저도 많이 좋아하고, 영향을 받았고, 같은 계보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 저에요. 그냥 저, 태양이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태양이 얼마나 세련된 음악을 하는지, 능숙한 퍼포먼스를 하는지는 무대를 한번 보면 된다. 태양은 "선배들의 공백을 메워야죠?"라는 말에 "음, 노력은 했어요"란 말로,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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